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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탈마녀가 왔다

by 여미
저 사람은 어딘가 이상해


30대 중반이 되면서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 "저 사람은 어딘가 이상하다"라는 것인데, 일단 내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거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저절로 그 말이 나온다. 어떤 사람을 "이상하다"라는 말로 한번 정의를 내린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얼마나 편한가? 마치 MBTI 같은 것이다. 과거에는 "왜 내 감정에 공감을 안 해줘?" 라며 나와 다른 사람을 원망하며 변화를 바랐지만, "저 닝겐은 파워 T이기 때문이다"라는 것으로 정의를 내리면 자동적으로 이해가 되어버리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그 "이상하다"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문득 '어, 그러면 나도 이상한 사람 아니야?'라는 생각의 경지까지 이르렀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도 어딘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35살이 되니, 급격하게 느낀 큰 변화 중에 하나가,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한 두 가지씩 이상한 점들이 늘어난다는 점이다(본인포함).


까탈마녀가 왔다


저녁 6시쯤, 남편과 동네 마트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우리는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지만, 둘 다 오후 늦게 간식을 먹어서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은 상태였다. 시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를 향해 걸어가다가, 거리에 있는 고깃집을 지나가면서 맛있는 냄새를 맡았다. 문득 '그래도 저녁은 먹는 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남편에게 저녁을 먹고 마트에 가자고 했다. 남편도 그게 좋겠다며, 마트를 향해 걸어가던 발걸음을 돌려서 식당이 몰려있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함께 메뉴를 정하고 있는 중에, 남편이 뭘 먹고 싶냐고 묻길래 나는 국밥이 먹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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