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야기

나를 찾아서

by 여미
4월 이야기


4월을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영화 기관에서 지원하는 영화산업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듣게 되었다. 취업을 미루고 고작 일주일에 두어 번 학원 강사와 드라마 스토리보드 원고료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는 나로서는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교육과 지원이 동시에 구성된 알찬 기획에 눈이 반짝일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이전에 영상업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지원 자격이 되어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학교를 그리 오래 다녀놓고 졸업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또다시 배움을 찾아왔다.


새로운 자극이 될만한 것을 찾아 나서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랑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 문득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떠올린 적이 있는가. 이야기는 온전히 내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잠재되어 있던 의식을 외부 환경을 통해 계속해서 깨워내야만 한다. 새로운 경험은 곧 유익한 자극이 되어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에게 어떤 일이 잘 맞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교육 특성상 특정 영화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어서 그런지, 수강생 대부분을 연령대가 높았다. 영화를 찍으면서 리더로서의 숙명때문에 소심함과 낯가림을 어느 정도 극복하여 친해질 기회를 엿보았는데, 눈을 반쯤 감고 보아도 나와 비슷한 또래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묵직한 현장 영화인의 포스에 흠칫 놀라버렸다. 결국 나그네처럼 터벅터벅 걸으며 아주 조용하게, 성실히 수강을 듣고 있다.


수업은 기대했던 것보다 그 이상의 높은 가치가 있었다.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 저작권 변호사, 극장 팀장, 배급사, 편집기사 등등 결코 어디 가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몇십 년 경력을 가진 분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지만 허투루 수업을 준비하신 분이 단 한 명도 없었으며, 영화인들을 진심으로 응원해주셨다.


어느 시나리오 작가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인상 깊었다.


<自己愛>


무슨 일을 하든, 자기 자신을 사랑해라.

나 자신이 셰익스피어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고,

망신은 내일 걱정해라.

그런 자신감 정도는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다.


내일이면 마지막 교육을 끝으로 수료가 된다. 어찌 되었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올해가 가기 전에는 어느 곳에서든 또 다시 일을 해야 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더 글을 써보고, 조금만 더 예술을 사랑해보려고 한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와 경쟁한다는 믿음으로,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4월은 그렇게 흐르고 있었다.


글 여미

커버사진 임경복

yeoulhan@nate.com


여미의 인스타그램

instagram.com/yeomi_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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