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한 도전> 경계를 부수는 사람들, 토스팀의 이야기
현실에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잃어버렸다. 내가 누구였는지, 어떤 삶을 살던 사람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과거로 회귀하는 조직 문화를 두고 볼 수 없어 조직 혁신을 위한 끊임없는 공부와 겁 없는 실천, 공론화, 자료 조사와 발제, 토론... 지난해는 내게 참 치열했던 해였다. 직장 생활과 사업의 도전을 함께 병행하고 있었고, 유학 준비와 조직 혁신을 위한 공부와 값없는 모임 진행도 쉬지 않았다. 하루 4-5시간씩 자며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그리고 막내에 가까운 내가 조직 문화에 대한 비판과 제안을 모든 구성원 앞에서 가감 없이 하니 응원하는 이들도 있지만 참 불편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몸과 마음이 감당할 수 없었는지 결국 눈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잠을 자는 것과 먹는 것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업무가 불가능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병가를 내고 떠난 여행에서는 설상가상으로 기업들이 조직적으로 저지른 범죄에 해당하는 일을 한 달간 겪고 요즘은 대학 병원을 다니고, 행정사와 변호사를 만나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쓰고 있다. 1월에 이미 미국에 가 있었어야 하는 내가 왜 한국에 홀로 남아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사실 알 수 없었고 이해할 수 없었다.
일상생활을 해내기도 힘든 요즘, 나는 작년부터 꼭 참여해보고 싶었던 트레바리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어떤 모임에 갈지 살펴보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일정을 찾기 힘든 요즘 트레바리, 그중에서도 스타트업- 도전 모임은 나에게 희망과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그리고 첫 모임의 책으로 선정된 <유난한 도전>을 교보 문고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모임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아 책이나 다 읽을 수 있을지, 독후감은 작성할 수 있을지 고민되었지만, 잘 안돼도, 잘 못할 때도 있는 거니까. 그런 나도, 힘든 나도 인정해주자며 조금 여유롭게 마음을 가져보았다. 이번에 간 여행 해서 함께 책을 읽는 게스트하우스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분들은 내게 예술가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기업가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대로 한 번 살아보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나는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고, 특히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 문제, 난민, 미혼모, 보호종료 아동 노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사회 구조적 변화에 관심이 많다. 스스로 예술을 즐기는 것에도 관심이 많지만, 예술을 통한 트라우마 치유도 내게 중요한 관심사다. 이 모임이 앞으로 내가 만들어갈 기업가의 길에 시작과 같은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이 생겼다.
"토스틑 비바리퍼블리카의 아홉 번째 제품이었고, 그 앞 여덟 번의 시도가 실패였다. 매번 살고자 몸부림쳤으나 그러지 못했다. 두세 번쯤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하다 가라앉았고, 나머지는 빛도 보지 못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이승건은 지금도 실패를 질겅질겅 곱씹는다."
많은 이들이 사업을 한다는 것이 멋진 일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사업가들을 옆에서 지켜보면 이 토스 이승건의 이야기처럼 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느 시점에 이르기까지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쳐야 하는 치열한 일이다. 어떤 시스템도 갖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니 기업에 필요한 모든 조직도 필요해 따라 만들어야 하고, 매출도 안정적으로 나오지 않으니 인력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워라밸은 이미 먼 이야기가 되었고 인력을 구할 때부터 남금 탐험 구인 글을 인용할 정도로 치열한 조건에 함께 할 1%의 사람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거대한 대기업들과 경쟁하며 열려 있지 않은 제도와 씨름하며 그 어떤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게 든 질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타트업은 세상에 왜 존재해야 하는가? 스타트업의 존재 목적이 창업자가 아닌 이 세상을 위한다는 것은 진실인가?
스타트업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타트업이 수많은 실패를 견디며 지속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토스팀의 비전을 인용하자면 토스팀은 대다수 모바일 인구가 토스 서비스를 사용하고 고객들이 만족하고, 스트레스 없는 경험을 금융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기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이 비전은 사람들이 토스 앱에서 여러 금융 기관의 신용 대출을 쉽고 빠르게 비교하고 선택, 실행하는 것으로 구체화되었다. 이후 대출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로 이 비전은 확장된다. 성공보다 실패가 많은 창업의 세계에서 치열하고 또 즐겁게 일하며 살아남기 위해서 위의 질문들을 나에게 스스로 던져보고 싶다. 그리고 4달간의 스타트업- 도전의 여정을 통해서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의미를 구성하고 나의 세계를 확장하고 싶다. 그리고 함께 신나게 놀고 싶다.
High Light
-스티브 잡스의 졸업식 연설
" 내가 곧 죽을 것임을 생각하는 것은 모든 외부의 기대들, 자부심, 좌절과 실패의 두려움, 그런 것들은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을 남기게 됩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여러분이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함정을 벗어나는 최고의 길입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에 맞춰 사는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의 견해가 여러분 내면의 목소리르 가리는 소음이 되도록 놔두지 마십시오."
-토스 핵심 가치 중 3가지.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을 추구한다."
탁월함이란 주어진 일을 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퀄리티와 판단력, 성과의 새로운 기대 수준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기본 가정에 근원적 물음을 제기한다."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가정에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동료 간에는 완전한 솔직함을 추구한다."
동료가 잘하는 점을 비롯해 더 잘할 수 있는 점까지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필요한 말을 돌리지 않고 직접 전할수록,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지고 수월하게 협업할 수 있다.
책 | 정경화, 『유난한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