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ero to One >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세상에 필요한 독점은 무엇일까?
<Zero to One> _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
이 책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관념에 질문을 던져보기를 권유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정말 중요한 진실이지만 사람들은 그 진실에 동의해주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세상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나만의 진실'을 가지고 있고 세상이 동의해주지 않는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 것 자체가 용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도 그 질문과 일맥 상통한다. 저자는 우리가 학교에서, 사회에서 배워온 당연한 관념들에 반하는 명제를 들고 와서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비밀을 밝혀낸다. 그는 먼저 0에서의 1로 진보 즉 '수직적 진보'의 개념을 설명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독점의 의미를 드러낸다. '수직적 진보'는 '수평적 진보'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0에서 1로 가는 진보, 즉 아무도 한 적이 없는 이을 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수평적 진보'는 이미 효과가 입증된 것을 카피하는 것이기 때문에 1에서 n으로의 진보를 의미한다.
우리는 언제나 '독점'을 시장 경제를 파괴하는 기업의 나쁜 행위로 여겨왔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독점 기업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이 책에서 '독점'이라고 할 때는 자기 분야에서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감히 그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은 회사를 가리킨다."
이 책의 독점은 '창조적 독점'이라는 의미와 연결되며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 생산자는 지속적인 이윤을 얻는 것을 이야기한다. 때문에 가치가 없는 곳에서 무의미한 경쟁을 하는 것을 저자는 경계한다. 그리고 그 독점 기업은 독자 기술,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브랜드 전략을 통해 힘을 강화한다.
책을 읽으며 국내에 창조적인 독점 기업에는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떠올려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기업들은 비건 패션 기업들이다. 사과 가죽 가방으로 인기를 얻었던 마르헨 제이, 영부인이 선택해 유명해졌던 한지 가죽 가방을 제작하는 페리토, 비건 소재 사용뿐 아니라 그 스타일만으로도 패션계를 놀라게 했고, 서울 패션 위크까지 서게 된 비건 타이거.
이들이 그저 기존에 있었던 가죽 가방을 하나 더 만드는 기업이었거나, 패스트 패션 기업 중 하나가 되었다면 이들은 그저 1에서 n으로의 수평적 진보만을 이루었을 것이다. 그것이 진보를 의미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하지만 위 기업들은 제로부터 시작하기를 선택했다. 마르헨제이는 아무도 사과 가죽으로 가방을 만들 수 있다고 상상하지 못하던 시절부터 아름다움이 자연을 해하지 않기를 바라며 사과 가죽 가방을 연구해 가고 만들었다. 그리고 펀딩을 시작하여 지금의 1/4 정도 되는 가격으로 가방을 판매했다. 나도 그 시절 펀딩 후 4개월이나 기다려 가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성공했을면 하는 마음이었다, 지금 마르헨제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판로를 개척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은 기존에 있던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더하는 방법으로 0에서 1을 만드는 창조적 독점 기업이 되어간다.
세상에 필요한 독점 기업이라는 것은 이들과 같은 기업이 아닐까? 저자의 이야기처럼 세상에 꼭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그 가치를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창조적인 방법을 실현해 가는 것. 그것이 세상이 찾는 독점 기업일 것이다. 아직 명확히 보이지 않지만, 내가 만들 수 있는 창조적 독점의 가치는 무엇인지 용기를 가지고 고민해 보아야겠다. 이번 '스타트업 도전' 트레바리 모임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