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보이는 길이 있다면
삶의 길은 도무지 보이지가 않는다.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나의 일상을 뒤덮기도 하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길들이 펼쳐지기도 한다.
동네 산책을 하고 돌아오면 밤하늘 아래 가로등과 함께 빛나는 길이 보인다. 저 시원하게 뻗은 길처럼 내 삶도 예상할 수 있어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삶의 길과 더불어 마음의 길도 보이지 않는다. 삶의 여정이 고달파 마음이 다쳤다는 것은 알 것 같다. 하지만 어디가 다쳐서 어디를 치료해주어야 할지는 알 수가 없다. 몸처럼 명확한 진단이 나오면 좋으련만. 마음을 데리고 사는 것은 어쩌면 몸 보다 쉽지 않은 일.
“이야기해야 해요. 이야기해야 살아요. 사람은 그래요.”
오늘 상담을 받으며 들은 말씀이다. 나는 아픔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에 어쩌면 익숙해졌다. 어린 시절부터 내 아픔을 숨기는 것이 더 편했고 큰 아픔일수록 보이지 않는 것이 사회에서 더 편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의 아픔을 숨겼나 보다. 상담을 받으면서도 나의 마음은 속상하다고 말하지만 상담사님은 내 목소리에서 그 속상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애써 괜찮은 척하는 그 습관부터
먼저 내려놓아 볼까.
그러다 보면 다친 마음도
조금씩 그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