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기울어간다고 느껴질 때에도
삶의 여정에서 오르막길은 힘이 들기도 하지만 그 길을 걸어갈 때에 느끼는 보람도 존재한다. 건강하고 단단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매일 공부를 하고 일어나 지지 않는 몸을 간신히 일으켜 출근을 하고 운동을 한다. 우리는 사실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이 매일의 노력들이 우리를 어떤 미래로 데려가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일상이 우리를 꿈꾸는 목적지로 데려다줄 거라고 믿는 것이다. 그렇게 믿어보며 살아가는 것이다.
때로는 삶의 오르막길을 벗어나 기울어진 것만 같은 길을 걷기도 한다. 아무리 걸어가도 이 기울어진 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단단하게 쌓아가던 삶의 모든 벽돌들이 무너진 것처럼 보이고 더 이상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뿌연 안갯속에 갇혀 보이지 않는다. 매일 무력하게 눈을 뜨고 생존을 위해 필요한 행위조차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질 수도 있다. 때로는 하고 싶어도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이 차갑고 치열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삶을 소중히 피워낸 수많은 이들을 떠올려본다. 삶이 내 편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때에도. 왜 나에게 이런 고난을 주셨냐고 하늘을 탓할 수 있음에도. 그들은 코뿔소처럼 삶을 살아낸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과 역할을 단단히 지켜낸다. 그리하여 그 존재 자체가 누군가에게 다시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되게 한다. 그 존재로 등대가 되어 세상을 비추고 우리로 하여금 다시 무릎을 일으켜 다시 한번 일어서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작은 사람들이 등대가 되어 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 이 세상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어둠이라고 믿었던 세상을 살아가며 다시 빛을 마주치게 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