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믿음, 책과 글쓰기
가족
‘우리 가족에게 언제나 가장 자랑스러운 사람. 사랑하는 여울아,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들이 항상 너의 옆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사랑해.’
가족은 내게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들이었다. 가장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해주고,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항상 나의 옆에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나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잠시 잊었던 시기가 있었다. 가족은 언제든지 내 옆에 있다고 믿었기에 잠시 잊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음의 병이 발병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내 곁을 떠났다. 8년 간의 사랑이 무색하게도. 그리고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은 역시나 가족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너의 옆에 있겠다는 가족들의 말은 사실이었다. 내가 바닥 끝까지 내려가도 가족은 내 곁에 있었다. 그 사실이 내게는 큰 위로가 되고, 든든한 울타리처럼 느껴진다.
믿음
그리 단단한 믿음은 아니지만 어린시절부터 지켜왔던 소중한 믿음.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가정이 아니었다. 신기하게도 5살 즈음 오빠와 놀이터에서 놀던 우리에게 한 교회의 사모님과 집사님들이 전도를 하러 왔다. 우리 앞에서 찬양을 부르시고 율동을 하시던 분들. 그 분들을 따라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그렇게 어린시절 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나름 성실했던 우리는 교회를 빠지지 않고 중학교 때까지 다녔고, 사춘기 방황을 거치며 교회를 잠시 안나가게 되었다. 그러다 오빠 친구의 목사님이 교회를 개척하셔서 그 교회를 다시 다니게 되었고 대학교에서는 CCC 활동을 하며 신앙 생활을 지금까지 이어갔다.
믿음은 내게 무엇일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내게 살게 하는 힘이었다. 어린 시절에도 마음의 병을 자주 앓던 내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오게 된 힘은 단연 믿음이었다. 때로는 믿음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내 삶을 돌아보면 믿음은 분명 실재하는 힘이었다.
책과 글쓰기
책과 글쓰기는 내가 나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다.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마음을 다잡기 어려울 때, 책과 글쓰기는 내 옆에 꼭 붙어 나의 힘이 되어주었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밥을 먹고 <쓰담쓰닮 시편>이라는 책으로 시편을 필사하고 묵상하기도 하고, <행복한 마음도 습관입니다>’라는 의미치료학회 부회장 박상미 교수님의 책으로 자기충족예언과 필사, 감사일기, 칭찬일기를 쓰기도 했다. 나를 칭찬할 것이 하나도 없는 것 처럼 느껴지던 그 시기에도 꼼꼼히 찾아보면 나를 칭찬할 거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 행위는 마치 나침반의 각도를 아주 조금씩 돌려놓는 것과 같다. 어떤 긍정도 찾을 수 없을 때, 꾸역 꾸역 감사와 칭찬할거리를 찾아 내 삶의 긍정의 각도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다. 그렇게 찾아가다 보면 내 삶도 꽤 괜찮아 보이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예수동행일기’를 쓰며 하루 동안 내 일상과 감정, 때로는 한탄을 솔직하게 하나님 앞에 쓰는 시간을 갖는다. 마치 하나님께 투정을 부리는 시간 같기도 하고, 내 감정을 다 토해내는 시간 같기도 하다. 그렇게 쓰다보면 하루 종일 쌓였던 감정의 찌꺼기들이 싹 내려가는 느낌도 들고, 하나님께서 나를 밀착해서 지켜주시고 계시다는 따뜻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책과 글쓰기는 이렇게 나를 사유하는 존재로 남아있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