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삼촌을 멀리 보냈다. 삼촌은 그렇게 가족들을 평생 돌보며 살아가셨다. 큰삼촌은 그 이름대로 크신 분이었다. 어른들과 조카들 우리 모두에게 아버지가 되어주셨다.
삼촌의 꿈은 부잣집에 태어나서 평생 공부하다 죽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셨다. 공부에 꿈이 많던 삼촌이었지만 가난한 집에 장남으로 태어나 9살 때부터 남의 집 일을 하셔야 했다. 하지만 동생들이라도 학교에 가라고 중학교 보내시고, 막내는 고등학교까지 보내셨다. 나는 그런 삼촌이 너무 든든했기에 동생들보다 나이도 한참 위인 줄 알았지만 우리 엄마보다 겨우 6살 많았던 삼촌이다.
나는 좋은 시대에 태어나 원하는 만큼 공부할 수 있었다. 내가 오랜 시간 꿈꾸던 교사가 되었다. 나의 일상은 매일이 공부고 또 그것을 나누는 삶이다. 그런 나는 큰삼촌의 자랑이었다. 조카가 선생님이 되었다며 마을에 삼촌은 계속 이야기하고 다니셨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고 있었다. 지금 시대에는 대단한 일도 아니지만 공부에 한이 맺히셨던 삼촌에게는 나의 삶이 참 자랑스러우셨던 것이다.
삼촌은 꿈이 많았지만 누구보다 똑똑했지만 친구들이 삼촌보다 앞서 나가는 것을 계속 보셔야 했다. 삼촌은 홀로 여러 일에 도전하며 가계를 꾸려가셔야 했고, 틈틈이 동양 철학을 공부하시고 우리에게는 언제나 좋은 말을 해주셨다. 삼촌은 작은 마을에서 세상을 품으셨던 분이셨다. 나에게도 계속 내 눈앞이 아니라 더 멀리 보게 하셨고, 꿈꾸게 하셨다.
삼촌의 삶이 아프다. 많이 아프지만, 슬픔에 잠겨있기보다 삼촌의 꿈과 삶을 이어가려 한다. 삼촌의 형제들과 조카들의 삶을 통해서. 난 평생 공부할 것이다. 공부는 나에게 삶이고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그것을 통해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워한다.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을 살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세상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공부를 해갈 것이며 끊임없이 실천할 것이다. 삼촌이 저 하늘에서 나의 삶을 보며 자신의 삶도 의미 있었음을 아셨으면 좋겠다.
삼촌이 돌아가시기 2년 전, 삼촌은 자신의 아들과 함께 형제들과 조카들의 마무리를 준비하셨다. 형제들의 묏자리를 준비하시고, 조카들의 마지막을 위해 수목장을 하라며 소나무를 한 그루 한 그루 심으셨다. 우리의 시작뿐만 아니라 마지막까지 삼촌은 모두 준비하고 가신 것이다. 삼촌이 어떤 마음으로 그러셨는지 나는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삼촌의 그 큰 마음은 내가 따라갈 수 없겠지만 삼촌의 삶이 나의 삶을 통해 이어갈 수 있도록 나의 삶을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아이들과 아픈 이들을 살릴 것이다.
삼촌이 많이 그립고, 많이 보고 싶다.
삼촌 너무 많이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