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며 살아가지 말자
2022. 09. 20. 5:10
매일 기적의 아침을 실천하며 기록하기 <미라클 모닝>
새벽 기록
아직 이 땅에 빛이 찾아오기 전 새벽 4시 30분이면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다. 남편과 내가 고요히 잠들어 있는 방에 울리는 알람, 미안하게도 알람 소리에 남편은 뒤척이게 된다. 그것을 알기에 핸드폰으로 손을 뻗어 알람 소리가 나지 않게 얼른 알람을 끈다. 하지만 나는 피곤한 몸에 바로 일어나지 못하다 알람이 두세 번 울려야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직 졸린 눈을 비비며 물을 한 잔 마시고 기적의 아침이 시작되는 나의 서재로 들어간다. 아무도 일어나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을 준비하기 위해 나 스스로와 한 약속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말씀 묵상을 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요즘은 선생님들과 함께 북 서클을 하고 있는 '회복적 정의의 정치학'을 새벽에 읽고 있다. 여러 철학자들과 사법, 정치와 같은 익숙하지 않은 주제들로 쓰인 이 책은 잘 읽히지가 않는다. 세상으로부터의 소리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 찬 오후에는 더욱이.. 때문에 마음에 어떤 것도 들어오지 않은 고요한 새벽 시간에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매일 짧은 글이라도 기록하고 싶은 것을 새벽 시간에 기록하려고 노력한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이 내 삶에 중요한 기록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6시가 되면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 영어 발성 훈련과 회화 훈련을 1시간 동안 하고 출근한다. 그 새벽 나의 유일한 행복은 고개를 창문으로 돌렸을 때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놀라운 색감이다. 하늘이라는 것이 원래 저렇게 아름다웠던 것일까 싶을 정도로 아침을 준비하는 하늘의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그리고 매일 새롭다.
학교에 가면 30분 동안 아이들이 오기 전 수업 준비 마무리를 하고 아이들과 아침을 맞이한다. 회복적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 교실에서는 매일 아침 명상과 호흡, 요가, 감정, 욕구 나누기, 공감적 경청 등을 해간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롭고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24명의 아홉 살 아이들과 있을 때는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장난꾸러기들이 참 많은 2학년 우리 반은 잠시만 눈을 떼어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아이들을 감당하기가 종종 벅차기도 하기 때문이다. 종종 '즐거움'이 가장 큰 욕구인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를 보며 너무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속으로 되뇐다.
'유재석도 학창 시절 때 선생님한테 매일 혼났대. 우리 이연(가명) 이도 성장해서 어른이 되면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이 될 거야. 창의력은 제일 뛰어나잖아? 어떻게 저렇게 독특한 생각을 매일 해내는지!'
가끔은 내가 교사인지 종교인인지 헷갈릴 정도로 마음 수양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이럴 거면 종교의 길로 걸어갔어야 하는 것인가 싶고.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나에게 주는 행복도 너무나 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매일 마음을 다스리고 아이들과 평화적인 방법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홉 살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 시간이 끝나면 보통 업무를 하거나 회의, 수업 준비를 한다. 이번 주는 상담 주간이라 하루에 5-6명의 학부모님과 상담을 하게 된다. 오전에 이미 에너지를 다 썼는데 오후에 상담까지 하려니 목이 참 아프고 힘들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아이들 상담 자료와 평가지를 준비해서 성장한 부분과 아이들 정서 상태,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들을 학부모님과 나누고 있다.
퇴근 시간이 되었다. 얼른 집에 가려고 분주하게 가방을 챙긴다. 집에 돌아오면 운동을 가야 하는데, 나는 고민에 빠진다. 아 너무 피곤한데 하루 쉴까.... 그래도 대부분은 운동을 가기로 선택한다.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며 잘 되지 않는 동작을 열심히 따라 해 본다. 선생님께서 나에게 오셔서 동작을 고쳐주실 때 가장 긴장된다. 우리 아이들도 교실에서 이런 느낌일까? 더 친절하게 긍정적으로 대해줘야겠다고 다짐한다. 집에서 20분도 채 쉬지 못한 채 다시 운동을 간다. 남편은 내가 반가워서 장난도 치고 함께 있고 싶어 했다. 운동 가야 한다고 세 번이나 말했는데 남편이 자꾸 장난을 치고 운동도 못 가게 한다. 평소면 받아줄 수 있을 텐데 오늘은 그 장난을 받아 줄 여유가 없어서 짜증을 내버렸다. 운동 가야 하는데 왜 자꾸 장난치냐고, 지각하고 싶지 않은데 한 번 말하면 그만하면 안 되냐고...
하루 종일 바쁜 건 남편 때문이 아닌데 괜히 남편만 짜증을 들어야 했다. 운동을 가면서 괜히 미안해져 문자를 남긴다.
'미안해. 오늘 여유가 없고 너무 힘들어서 그랬어.'
운동 끝나고 마중 나온 남편과 저녁 바람을 쐬며 걸었다. 남편은 내 삶에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결혼이라는 것도 그리 하고 싶지 않았는데 5년간 나에게 헌신해준 남편의 사랑이 나의 생각을 모두 바꾸었다. '사랑'이라는 것이 이렇게 삶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이구나. 나의 마음을 참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구나.. 이런 사람과는 결혼을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는 올해 5월 결혼식을 올렸다. 지금도 남편을 보기만 해도 좋고 서로 장난치며 좋아하고 항상 함께 있고 싶어 한다. 그런데 오늘은 마음의 공간이 없었던 것 같다. 남편과의 산책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몸이 피곤하니 그마저도 즐기지 못하고 집에 가고 싶었다. 집에 돌아와 얼른 씻고 9시가 조금 넘어 잠에 들었다.
요즘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너무 많아진 느낌이다. 워낙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상담 주간까지 더해지니 감당해낼 수가 없었던 것 같다. 내일부터는 쉬고 싶다는 나의 마음을 인정하고 운동은 쉬어야겠다.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많이 힘든가 보다. 그리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완벽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큰가 보다. 당연한 것이지만 사람이 모든 것을 잘 해낼 수 없으니 그렇지 못할 때 마음에 힘이 들고 지치기도 한다. 자주 깨닫는 것이지만 앞만 보면서 살다 보면 옆을 돌아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오히려 삶에서 제일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열심히, 목표를 이루려고 사는 삶이 아닌데.... 뭐가 그리 바쁘고 열심인 걸까. 이제 조금 내려놓아야겠다. 이미 잘하고 있다고 잘 해내고 있다고 나에게 스스로 이야기해주어야겠다. 여유를 조금 가져도 괜찮다고.
오늘은 주변도 돌아보며,
아이들에게 여유 있게 웃어주며
남편의 장난도 받아주며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내게 가장 소중한 이들과
행복한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그 하루하루가 모여
나의 소중한 삶의 이야기가 되어갈 테니.
나의 무한한 가능성과 우선 과제를 상기하기
1. 나는 아이들을 사랑하며 아이들이 행복한 교실을 만들어간다.
2. 2024. 1. EMU에 입학하여 세계의 체인지 메이커들과 함께 토론하고 공부하며 성장한다.
3. 나는 예술을 통한 트라우마 치유 워크숍을 만들어간다.
4. 나는 수 천, 수 만 명의 어려운 이들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5. 나는 영어로 전 세계인들과 소통하며 나의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다.
6. 이 모든 일들을 해가며, 삶과 자연, 사랑을 누리는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7. 매일 5시에 일어나 아침의 행복을 누리자.
감사
1. 주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2. 내면의 욕구를 발견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3. 새벽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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