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으로 시작해서 우정과 사랑에 대한 교훈으로 마무리
데스페라도스 Desperados(2020), 넷플릭스
장르: 코미디/로맨스/멜로
감독: LP
주연: 안나 캠프, 로비 아멜, 나심 페드라드
이 영화는 보고 난 후 '괜찮다 볼만하다'라는 평과 '이게 뭐야'라는 평으로 갈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추천 대상과 비추천 대상을 나눠서 정리해 봤습니다.
[추천 대상]
킬링타임용으로 정신없는 로맨스 코미디를 원하시는 분
미국의 19금 코미디를 어느 정도 이해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분
개연성 없는 전개와 어이없는 상황들을 그저 코미디 영화의 정서로 받아 들 일 수 있는 분
[비추천 대상]
영화의 메시지와 내용이 잘 연결이 된 로맨스 코미디를 원하시는 분
미국의 19금 코미디를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분
영화는 주인공이 새로 만난 남자 친구에게 불쾌한 욕설이 담긴 이메일을 고의로 보내면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이메일을 지우기 위해 친구들과 멕시코로 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영화의 전반과 후반은 다소 다른 분위기입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전반전은 저급한 반칙과 어이없는 자살골도 넣는 말도 안 되는 경기 같지만 후반전은 페어플레이를 했지만 두 팀 다 골을 넣으려다 못 넣은 경기 같았습니다.
영화의 초반은 정신없이 무언가를 던지며 갑자기 멕시코로 가서는 개연성 없는 상황들과 어이없는 코미디로 연출됩니다. 사실 코미디적인 요소를 보자면 저에겐 웃기거나 유쾌한 장면들은 그다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의 장소나 상황에 계속 놓여 있지 않고 비록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장소와 상황 연출이 계속 바뀌어서 나름 지루하지 않게는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의! 여기서부터는 약간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내용에 대한 자세한 스포는 없지만 영화의 메시지에 대한 언급이 스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이렇게 엉망진창인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에서 갑자기 영화의 메시지를 던지며 페어플레이를 요구합니다. 이 영화의 메시지가 제에겐 나름 공감을 줬기에 엉망이었던 전반전 경기를 갑자기 잊어버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영화에 담긴 사랑에 대한 메시지는 뻔했습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주인공의 나이는 서른이 넘었고 이렇게 나이가 들면 우리는 학벌, 직업, 경력, 재력이라는 옷으로 자신을 가꿔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옷을 입으면 우리의 내면과 진짜 모습을 드러내기는 점점 힘들어집니다. 사실 너무나 뻔하고 쉬운 메시지처럼 느껴지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이런 뻔한 메시지가 담긴 사랑을 시작하는 게 쉽지는 않기 때문에 이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 저는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당신의 모든 면을 좋아해야 해요. 어느 날 펑하고 살짝 광기가 튀어나오면 바로 나갈걸요. 당신의 그런 면도 사랑할 사람과 함께해야 해요.
- 데스페라도스 영화에서 대사 -
나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이지만 이에 대한 소중함을 당연시 생각하면 안 된다.
그리고 우정에 대한 메시지 또한 담고 있었습니다. 나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이지만 이에 대한 소중함을 당연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진정한 친구를 찾기 힘든 것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에서는 갖춰야 할 격식과 예의가 더 많기에 이를 드러내면 서로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것을 자제하게 됩니다. 사실 누구나 단점이 있고 결점이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면서 받아들여주는 것이 진정한 친구이고 이러한 친구 사이에는 항상 존재하는 말이 있습니다. "너 원래 그렇잖아." 우리는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나의 평범치 않을 수 있는 행동에 당황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속상해서 친구에게 바로 전화하여 에피소드를 늘어놓으면 친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 원래 그렇잖아." 사실 친구에겐 별로 이상할 게 없는 행동이고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서로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기다려주는 친구가 있다면 이를 당연시 여길 것이 아니라 소중하고 감사히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 이러한 대사가 있습니다. (내용 전달을 위해 간략하게 적었습니다.)
친구 B: 넌 우리 문제를 심각하게 안 보는 것 같아
주인공: 당연히 심각하게 생각해
친구 A: 네 일이 더 심각하다고 보잖아
주인공: 더 심각하니까
친구 B: 두 명의 절친이 널 이렇게 심각하게 아껴서 너의 남자 문제 때문에 이렇게 멕시코까지 왔는데 네 세상이 돌아가게 해 주려고 그런데 넌 우리 문제에는 관심이 없잖아
자기 인생이 항상 중심이고 그 세상이 돌아갈 수 있게 친구들이 도와주지만 주인공처럼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다면 관계에는 언젠가 틈과 금이 생깁니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당연시 생각하지 말고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껴야 한다는 교훈 또한 넌지시 던지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전반은 정신없이 전개되지만 후반에 던진 사랑과 우정에 대한 메시지를 좋게 삼아 감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가볍게 즐기며 볼 수 있는 로맨스 코미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