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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Yeouul Apr 18. 2021

근데 나쁜 사람은 아니야...

(그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는 받지만...)

Illustrated by Yeouul



  관계에 얽혀서 일어나는 사소한 행동에는 나쁘고 좋은 것에 대해 일반화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선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오지랖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너무 강하게 자기주장을 펼친 것은 아닌가 자신의 말에 후회하고 있을 때 상대는 그 말이 정말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가끔 어떤 행동을 하고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되새기게 될 때가 있습니다. 같은 말과 행동에서도 상대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관계는 어떻게 서든 얽히게 되어 있습니다. 친구, 가족, 회사 동료, 동네 이웃, 동네 식당 사장님, 택배 기사님 등 사회에서 어떻게 서든 우리는 관계 속에 존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 속에서 오고 가는 말과 행동이 가끔 가슴속에 담기게 될 때도 있습니다.


  말을 하는 사람은 어떤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은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말장난이 상대 머릿속을 하루 종일 맴돌게 하는 말 한마디가 될 수 있습니다. 친구의 말 한마디, 회사 동료의 말 한마디 등 행여나 버스에서 마주친 행인의 말 한마디 마저 우리는 신경 쓰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자신의 가슴과 머릿속을 맴도는 잡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선 누군가에게 이 사건과 말을 토해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친한 친구, 가족, 남자 친구 등을 붙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오늘도 또 그렇게 행동을 했어. 내가 만만해 보이나?" 이렇게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나면 속은 후련해지지만 뭔가 자신의 일방적인 토해냄 탓인지 한마디를 덧붙이게 됩니다. "근데 나쁜 사람은 아니야."


  과연 나쁜 사람의 기준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을 함부로 하고 상대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조롱하는 듯한 행동은 어렸을 때 이미 나쁜 행동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상대가 이러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우리는 나쁜 사람은 아니야 라고 언급하며 상대의 행동을 합리화시켜 줍니다. 어쩌면 그 사람과의 친밀했던 관계가 그 나쁜 행동을 부정시키고 혹시 자신이 너무 예민하진 않았나 자신의 탓으로 돌리면서 그 사람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데 라고 결정지어 버립니다. 감정 섞인 말을 내뱉음으로써 그저 자신의 마음속에 맴도는 그 말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이기에 말의 마무리를 이렇게 지어버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나 모욕감을 주는 행동은 나쁜 행동입니다. 러나 나쁜 행동과 나쁜 사람의 상관관계가 결코 단순하게 연결되지는 않는  같습니다. 우리 모두 나쁜 행동을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나쁜 행동이 계속 반복된다면 나쁜 사람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말과 행동에는 모두 책임감이 따라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너무 깊숙이 생각하며 자신을 탓할 필요까진 없지만 말과 행동을   깊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은 반드시 잊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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