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에서 제외되었지만 여전히 4월 5일은 나무 심는 날
#4월5일
4월 5일이 식목일이라는 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만 해도 분명히 식목일은 공휴일이라
쉬는 날이어서 마냥 좋았었는데 언젠가부터 공휴일에서 사라졌다.
#공휴일제외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도 벌써 16년이 지났다.
2006년에 공휴일이 폐지되어 식목일은 더는 쉴 수 없는 날이 되었다.
0N년 세대는 공휴일인 식목일을 한 번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불과 2005년까지만 해도 식목일은 공휴일로 지정되어 쉬는 날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2006년에 공휴일이 폐지되면서 더 이상 4월 5일은 달력에 빨간 숫자로 표기되지 않았다. 0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식목일이 공휴일이라는 사실을 마치 지나간 역사 속 흔적처럼 드문드문 알 것이다.
어린 시절 공휴일은 나에게 너무나 큰 존재였다. 학교를 죽도록 가기 싫어하진 않았지만 공휴일은 나에게 특별한 날로 다가왔고 그날이 주말과 겹치면 너무나 절망적이었다. 사실 공휴일에 뭔가 특별한 활동을 하진 않았다. 늦잠을 자거나 친구들과 놀았다. 평범한 일상에 특별한 보상처럼 느껴지는 달력의 빨간 날이 다가오면 뭔가 그냥 설레는 기분을 느꼈다.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니 공휴일의 존재는 일상에 더 큰 존재로 다가왔다. 특히나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에게 공휴일은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달력의 빨간 날부터 체크하는 사람들이 있다. 선거가 있는 해이면 그 해의 공휴일이 늘어나기에 더욱 좋다. 설날과 추석을 확인하며 샌드위치로 얼마나 길게 쉴 수 있는지 또한 체크해본다.
이렇게 공휴일은 우리에게 달콤한 휴식을 안겨주는 보상과도 같은 날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공휴일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의미가 있다. 공휴일은 그날을 기억하고 그에 맞는 활동을 하기 위해 쉬는 날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다. 식목일 또한 그러했다.
#식목일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고 식목일의 의미와 의도가 변질한 건 아니다.
여전히 4월 5일은 나무를 심는 날이며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날이다.
#나무심는날
어렸을 때 식목일은 나에게 재밌는 공휴일이었다.
나무를 심으라고 하루를 쉬게 해 준다는 게
살짝 신기하게 느껴졌다.
도대체 나무를 어디서 어떻게 심으라는 건지
식목일의 의미를 온전히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스터 만들기나 학교에서 하는 작은 행사에 참여하며 식목일의 의미를 함께 만들어갔던 좋은 추억이 있다.
1년에 많은 공휴일이 있지만 어렸을 때 나는 나무를 심기 위해 공휴일로 지정된 식목일이 신기했다. 초등학생의 머리로 생각하는 단순한 발상이긴 했지만 그럴듯한 생각이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 일차원적인 시각에서 식목일을 생각해봤다. 나무를 심는 날이지만 나무를 어디서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정원이 있는 집에 사는 것도 아니고 아무 산이나 가서 나무를 심을 수도 없는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식목일을 맞이하여 여러 단체에서 황폐화된 땅에 나무를 심으며 지구와 환경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린아이들도 이에 동참하여 나무 심는 행사나 포스터 그리기에 참여하는 등 식목일을 의미 있게 보내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진 않았다. 식목일을 맞이하여 포스터 만드는 행사에 참여하고 나무를 심어야 하는 중요성에 대해서도 배웠다. 식목일은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좋은 날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에는 조금 한계가 있었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폐지된 건 아닌가 싶다.
#공휴일재지정
이제 더는 공휴일이 아닌 식목일이기에
사람들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낼 것이다.
작년만 해도 정부에서는 식목일 재지정에 대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목일이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는 날이 오는 것일까?
공휴일이 아닌 4월 5일, 우리는 모두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나는 몇 년 동안 식목일의 존재를 잊고 지냈던 것 같다. 어느 날 달력을 봤는데 식목일이라고 적힌 검은색 글자를 보고 문득 식목일을 기념하기 위해 일러스트를 만들어 봤다. 비록 직접 땅에 나무를 심을 순 없지만 어렸을 때 식목일을 기념하는 포스터를 만들었듯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림 그리는 것 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작은 활동도 지구와 환경을 위한 것이라면 조금씩 실천해보려고 한다.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Instagram: @yeouulartㅣ@yeouul_illustrator
Youtube: 여울아트(Yeouul Art)ㅣ 여울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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