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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아이 Aug 29. 2020

'엄마' 의 'Mom'이라는 것

03. 임신기간동안 남편의 역할




이번 편에는 남편에 대한 얘기를 써볼까 한다. 나와 남편은 아직 결혼한 지 일년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연애기간이 기냐고? 그것도 아니다. 사귄 지 1년이 채 안되서 결혼을 했으니 말이다. 남편과 결혼한다할때 주변에서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과 어떻게 그렇게도 빨리 결혼을 결심할 수 있냐며 신기해하기도 했지만, 걱정과 우려섞인 목소리들도 많았다.



지금에서 남편과 만났던 시간을 돌이켜보면 남편과 연애는 물 흐르듯이 모든 게 쉽게 쉽게 흘러갔다. 모든 게 막힘없이 수월했고, 편안했다. 불안정함에 여러모로 조금 지쳐있던 20대 후반, 이 사람을 만나서 안정되어 가는 시간도 좋았고 우리 사이에 늘 대화가 충만한 것도 좋았다. '오해'가 있어도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고 공유함으로써 '이해'가 되었고, '이해'가 믿음으로 발전되었다.



그 '믿음'을 기반으로 우리는 결혼을 했고,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남편은 변함없이 따뜻하고 다정하다. 나의 인생에서 또 다른 변곡점인 현재, 남편과 결혼하길 잘했다고 늘 느낀다. 임신은 두 사람의 결실이지만 임신과 출산은 여성이 오로지 견뎌내야 할 일이다. 이 기간동안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은 변화를 겪는다. 그러다보니 잠도 잘 못 자고, 예민해지고, 눈물도 많아지고, 별 것도 아닌 일에 속상해지는 일도 많아진다. 이 시기에 남편이 하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지 남성들은 꼭 알아야 한다! 자신이 지닌 공감능력 최대치를 발휘해야 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야 한다)



"임신할 때 서운하게 한 것들은 평생 간다." 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기에 다른 시기도 아니고 임신기간동안에는 와이프에게 정말정말 잘해야한다.



"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힐게!"



임신 사실을 알고 남편은 우스갯소리로 저 말을 했었는데 저 말을 내뱉은 후로 저녁담당은 늘 남편의 몫이었다. 가끔 부엌이 지저분한 것 같아 청소를 하려 할 때도 늘 자기가 하겠다며 나를 말리는 남편이 참 고마웠다.



차곡차곡 쌓인 남편에 대한 고마움만큼, 남편이 해준 음식들을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내가 우스갯소리로 정주부라고 칭할정도로 요리실력이 좋은 남편. 남편이 해준 음식은 모두 다 맛있었다.

한동안 남편은 '스테이크' 요리에 꽂혔었다. 주수별 정기검진을 받을 때 '단백질을 많이 드세요'란 의사의 말 한마디로 남편은 매일 불판위에서 고기를 뒤집기 바빴다. (심지어 고기를 맛있게 익히기 위해 온도계까지 구입했다.)



이 같은 남편의 노력을 볼 때 마다, 그 속에 나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그걸 통해 심리적인 안정도 얻게 된다.



지금까지 아무 일 없이 무탈하게 올 수 있었던 건 남편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요즘 우린 태교일기를 쓰고 있다. 하루는 내가, 하루는 남편이 쓰는데 내용이 참 재밌다. 종이 위 펜으로 꾹꾹 눌러쓴 그의 글엔 '아빠'가 된다는 기대감, 아기를 맞이하는 즐거움, 신비로움, 기쁨 등이 다 녹아있다. 하지만 매번 빠지지 않는 아내인, '나'에 대한 이야기.



'오늘 힘들지 않았을까'

'앞으로 배가 더 부르면 힘들어질까 걱정이다'

'운전할 때 많이 졸리다던데 걱정이 된다'

'요즘 잘 못 먹는 것 같다. 신경이 쓰인다.'




편의 글 속나를 사려깊게 살핀 그의 시선이 오롯이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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