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길고양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에 대한 궁금증.
나는
길 위에 버려져있거나,
상한 음식 찌꺼기에
마냥 행복해하는
그런 길고양이가
아니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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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울LEE / 도도한 길고양이 미뇽(Mignon) ]
동네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길고양이인 ‘미뇽(Mignon)'은
새벽동안 열정적으로 노느라 시들해진
에너지를 채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예쁜 옷에 반짝반짝 빛나는 귀걸이와,
품위를 높여줄 것만 같은 핸드백을 걸치곤
또각또각- 소리 나는 구두를 신은 채
밖을 향해 도도한 걸음으로 나갔어요.
‘오늘은 어떤 음식들이 가득 있을까, 냐냥!‘
배고픈 허기를 채워 줄 맛있는 음식들을
생각하니, 사뿐사뿐 걸어가던 미뇽의 어깨는
차오르는 설렘 따라 흥겹게 들썩거렸어요.
골목을 조금 지나오자 목적지에 도착한 듯,
미뇽의 경쾌했던 발걸음이 잠시 멈춰 섰어요.
그 앞엔 아주 높은 여러 건물들이 모여 있는
대단지 아파트가 보였어요. 사람들이 마구
한 데 뒤엉켜 살고 있는 구역 말이죠.
미뇽은 들뜬 마음으로
가방을 만지작 거리더니 이내
무언갈 꺼내기 시작했어요.
[ © 여울LEE / 길고양이의 우아한 식사 방법 ]
가방을 휘적거리던 미뇽의 손에 쥐어져
나온 것은 바로 ‘음식물쓰레기 종량기‘에
사용되는 카드였어요.
미뇽은 분명 길고양이였지만, 보통과 다르게
‘아주 우아한 식사 방법’을 갖고 있었죠.
이 종량기 기계 안엔 나름 신선하게
살점이 붙어 있는 생선이 있기도 했고,
멀쩡한 닭고기나 소고기가 보일 때도 있었어요.
‘우와! 맛있는 게 많아냥!’
신이 잔뜩 난 미뇽은 살점이 붙어 있는
생선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어요.
[ © 여울LEE / 식사에도 품격이 있다냥 ]
맛있게 먹으며 즐거워하는 미뇽 뒤엔
다른 길고양이들이 경계하듯
지켜보는 눈빛으로 자리하고 있었어요.
마치 저 고양이가 낯설게 신기하면서도
부러운 시선으로 말이에요.
[ © 여울LEE / 품격 있는 길고양이의 진실 ]
황홀한 식사를 마친 미뇽은 여유롭게
길에 핀 꽃들이 주는 향긋한 향기도 느껴보고,
세상 속 사람들이 한 데 섞여 살아가는 풍경도
구경했어요.
이후엔 몰려오는 잠을 청하기 위해
집을 향해 걸어갔죠.
어느 정도의 골목을 지나자
종이 박스가 쌓여있는 공간이 나타났어요.
미뇽은 한 껏 졸린 눈을 비비며 그곳으로
블랙홀에 빠지듯 쏙! 하곤 들어갔어요.
종이 박스 옆엔 푸른색의 큰 통이 있는데,
이런 글자가 적혀있어요.
[ 고양이 도움 BOX ]
- 고양이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사랑을 담아
고이 넣어주세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한 생명이니까요.
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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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화에서는 보기 드물어진 길고양이에 대한
내용으로 담아봤습니다.
예전엔 동네 어느 곳을 지나가더라도
길고양이들이 차 밑에서 튀어나오거나
높은 곳으로 유유히 이동하던 모습들이
보였었는데. 요즘은 거의 보이지 않더라고요.
길고양이들도 먹이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살아간다면. 자동화시스템인 기계 방식으로
인해 음식물들을 섭취할 방법이 줄어들었기에
점점 떠나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아주 가끔 지나가다 마주치는
고양이를 만날 때면 반가움이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때론 조심스레 인사를 건네기도 합니다.
“요즘 어디서 지내니? :)“
이 외에도 생각해 볼 다양한 요소들을
글에 넣어봤는데, 찾아보는 재미도
느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ꔷ̥̑.̮ꔷ̥̑)!
다음화에서 또 만나겠습니다. ૮꒰ྀི σ̴̶̷̤ . σ̴̶̷̤ ꒱ྀིა
[ 오늘의 삽화 ] 길고양이 품격
© 여울LEE
+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