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그림을 좋아하게 된 이유

그림 그리기에 흥미를 느꼈던 ’그 시작점‘에 대한 이야기.

by 여울LEE


예술에 눈을 뜬 건
어렸을 적,

학습지 곳곳에 어머니가 그려주던
귀여운 동물 친구들을 만나게 된
순간부터였어요.
/


[ © 여울LEE / 어머니와 함께하던 학습 시간 ]



“취익- 취익-”

이른 저녁을 준비하던 부엌에선

압력밥솥의 기운찬 소리와 함께 몽글몽글

수증기가 피어오르던. 늦오후 시간.


언제나 그랬듯, 어머니와 함께

학습지 공부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특히 암산 학습지를 풀 땐, 문제를 바라보는

눈동자에서부터 흥미가 가득했었다.


책상 위 시계에 타이머를 맞추고

숫자와 나만의 속도 대결을 펼치곤 했었는데,

그 승리의 짜릿함을 굉장히 좋아했었다.


그런 내 곁에서 어머니는 함께 기뻐해줬고,

응원의 박수도 아낌없이 보내줬었다.


어머니가 쥔 빨간 색연필에선

정답 위로 동그라미들이 하나, 둘

곡선을 그리는 발레리나처럼

아름답고 부드럽게 그려져 나왔었다.



[ © 여울LEE / 어머니의 아기자기했던 손 그림 ]



그리고 채점이 끝난 학습지 여백엔

아주 작고 귀여운 동물들이 하나씩 그려졌었다.


어떤 날은 돌돌 말린 꼬리가 귀여운 돼지가,

또 어떤 날은 금방이라도 꼬꼬댁! 하고 목청껏

울 것 같은 닭이 그려지곤 했다.


나는 이때부터 ‘그림’에 대한 흥미가 강하게

생겨났었는데, 저렇게 펜 하나만으로도

금방 동물 그림 친구들을 그려내는 어머니를 보며.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내 안에 점점 피어오르기 시작했었다.


[ © 여울LEE / 그림을 보며 흥미를 느낀 순간 ]




[ © 여울LEE / 그림을 사랑하게 된 아이 : 자화상 ]



그림에 높은 흥미를 가지며 좋아하게 된 나는,

미술시간엔 항상 친구들의 이목을 받았었고.


직접 그린 그림들이 학급 게시판과 복도에

전시되거나, 미술상을 받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었다.


중학교 때 미술선생님은 이런 현상들을

단순하게 넘기지 않았었고, 내게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보길 권해줬었다. 이때의 권유와 추천으로

예술을 깊게 접하고 배워가는 시간들을 거치며


나 자신의 색을 찾고, 한 층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

.


*

집에 늘 울려 퍼지던 잔잔한 클래식 음악.

이젤을 펼치고 직접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던

어머니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글과 음악을 사랑했던 어머니의 예술적 감성은,

어렸던 내게 아름다운 영향력으로 다가왔었고.


오늘날까지도 내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이유의 시작점’이 되어주었다.



나는 이렇게 오늘 또 삽화를 그리고, 글을 쓴다.

내가 갖고 있는 내 안의 감성들을 톡톡- 건드리며

하얀 페이지 위에 마음껏 얹어본다.



그리곤 또 한 번 깨닫는다.


/ 그림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추구하는 것이

내 삶을 나로 녹여가는 일이란 것을 말이다.

.

.


[ © 여울LEE / ORODACOFFEE ]



/ 이번화에서는 제가 그림 그리기에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게 됐던 계기를 담아봤습니다.



시인 겸 등단 작가인 어머니의 예술성에

큰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알게 모르게

자주 접했었던 여러 다양한 점들이


지금의 저로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저는 어머니의 ‘돼지 꼬리’ 그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걸 보면, 참 많이

좋아했었나 봅니다. (웃음) ꒰ᐡෆɞ̴̶̷ ·̮ ɞ̴̶̷ෆᐡ꒱ *



여러분께서도 어떤 영향력들을 받으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갑작스러운 추위로 독감과 코로나가

급증했는데, 늘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다음화에서 또 만나요. (つ • ɞ•)つ ~ *






[ 오늘의 삽화 ]

© 여울LEE




+ 삽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