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미지, 쌍둥이 자매의 라이프 체인지.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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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울LEE / 어른이 된 미래와 미지, 각자의 삶 ]
1#. 30대가 된 미래와 미지는 어떤 모습일까.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인
미래와 미지.
하지만 성격도, 성향도 달랐던 이들은 자랄수록
확연하게 다른 삶을 살고 있게 된다.
언니인 미래는 출중했던 학업 성과를 보였고,
이후 탄대로의 시간을 쌓아 올려 모두가 엄지를 척!
하고 추켜올릴 만한 공기업에 입사한 직장인이 되었다.
동생 미지는 어려서부터 크게 어떤 꿈을 갖기보단,
주어진 현재를 즐겁게 살아감에 큰 기쁨을 느끼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런 미지에게도 뛰어난 재능이
있었으니! 바로 달리기였던 것이다.
미지는 각종 육상 대회에 출전하여, 상들을 휩쓸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보였었지만. 안타깝게도 부상으로 인해
은퇴를 하게 된다.
이후 고향에 남아 농사일을 돕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요양병원에 있는 할머니도 도맡아 자주 보러 가는
일상을 보내던 미지.
개인적으론, 미지야 말로 온 마음과 모든 사랑을
끌어안고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열심히 살아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선망하고, 최고라 여기는
'인생의 목적이 되어버린 간판'을 쫓기보다.
자신 스스로를 가장 잘 알고, 직접 결정한 위치에서
자신답게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
.
정작 우리는
'진짜의 자신'을 어디에 둔 채
살아가고 있는 걸까.
[ ⓒ 여울LEE / 지친 미래의 손을, 꽉 잡아준 미지 ]
2#. 인생에서 하강할 때, 손을 잡아주는 존재가 있다면.
공기업에 입사한 미래가 바쁜 나날을 보내자,
미지는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서울에 직접
반찬을 가지고 올라간다.
회사 로비에서 미래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던
미지에게 숨 가쁘게 달려오던 미래.
미래는 회사 근처에 아주 맛있어서 유명한
카페가 있다며, 미지의 손을 이끌고 이상하리만큼
회사를 벗어나려 애썼다.
카페 도착 후.
테이블에 앉아 서로 대화를 나누던 미지와 미래.
그런데 어딘가 모를 피곤한 안색과
불안해 보이던 미래의 모습에, 미지는 이상함과
불안한 기운을 감지하게 된다.
"회사가 힘들어?"라는 미지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미래는 고갤 끄덕이며, 죽음에 다다른 감정들로
꽁꽁 휩싸인 자신의 치밀한 계획들을 쏟아내 버린다.
그렇게 둘은 짧은 시간을 보낸 뒤,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 갈 길로 흩어졌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미지는 생각을
되새겨보며 좋지 않던 느낌에, 급하게
미래가 살고 있는 집으로 찾아간다.
어두컴컴한 밤이 된 도시를 밝게 비춰주는
영롱한 빛들보다, 난간에 위험하게 버티고
있는 미래가 시야에 더욱 선명하게 들어온 미지.
미지는 미래의 손을 잡고, 지켜주려 안간힘을
써봤지만. 같이 결국 떨어지고 만다.
쓰레기 포대가 계획대로 깔려있던 그곳으로.
"아 멍청아 누가 죽는데? 내가 다 계산했다니까
왜 끼어들어."
이 장면에서 개인적으로 울컥했던 것은,
서로가 서로를 애틋하게 위해주는
마음과 사랑 보다도.
어떻게든, 그 사회라는 집단에서 살아남고자
쓰레기 포대 자루를 아파트 길바닥에 쌓아뒀을
미래의 감정선에서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떨어져도 죽지 않을 만큼을 계산하는
그 긴 시간들 속 과정에서 미래는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지. 알다가도 모를 공감이라는 게
불쑥. 내 안에 올라왔으니 말이다.
[ ⓒ 여울LEE / 넌 나로 살아, 내가 너로 살게. ]
3#. 서로의 삶을 바꿔 살기로 한 미래와 미지.
미지를 다시 한번 안심시키고, 서로 깊은 얘기를
주고받으며 고향집으로 돌려보낸 미래.
그런데. 미지의 발걸음은 다른 곳을 향해가고 있었다.
밤이 되어 더욱 속을 알 수 없는.
잔잔함인지, 순식간에 잠식시켜 버릴 강인함인지.
그저 대답 없이 넓고, 어두운 한강이 보이는 곳이었다.
미래의 떨리는 얼굴에선, 세상을 향해 백기를 드는
슬픔과 두려움이 어두운 밤처럼 짙게 깔리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세상 힘껏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미지가 보였다.
미래의 앞에서, 턱 끝까지 아니 심장이 터질 듯한
숨을 고르며 미지는 말했다.
"관두지도 말고, 버티지도 마.
내가 너로 살게. 넌 나로 살아."
.
.
이 장면을 보며 나는 여러 생각을 하게 됐다.
숨 막히게 처참히 짓눌리는 삶일지라도.
잠시 털어내고 또 일어나고, 또 털어내다 보면
그래도 소중한 '나'라는 자신을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일이니까.
지키고 지켜내다 보면, 또 언제고 좋은 바람이
저 수 많은 언덕들을 가뿐히 넘어와
잔잔하게 일렁이는 물결 속 희망처럼
반짝여줄 테니 말이다.
[ ⓒ 여울LEE / 미지의 서울 ]
[ ⓒ 여울LEE / 여유로운 숨 고르기 ]
/ 이번화에서는 현재 인기 방영작인 드라마
[ 미지의 서울 ] 1, 2화까지 감상한 후기 내용으로
담아봤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현재 나이에서의 사회적 위치,
지나왔던 과정들도 떠오르면서 미래의 입장에도
많은 공감이 되었었고.
한편으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신이 세상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의 방법으로 삶을 이어가던 미지의 모습에서
부러움이란 감정이 올라오기도 했었답니다.
저는 미지와 미래. 두 캐릭터를 만나며
제 자신을 살펴보게 되고, 돌아보기도 하면서
자아를 보듬어주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미지와 미래는 곧,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니까 말이죠 :)
또, '어떤 삶이 행복하다'라는 사회적 정의 보단.
자신이 진정으로 느끼고, 지니고 있는
마음속 행복감이 있다면.
그 형태 그대로도 충분하단 것을
깨닫게 해주는 훌륭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미래와 미지의 스토리가 궁금해져서
앞으로도 이어져 나오는 [ 미지의 서울 ]을
관심 있게 챙겨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원했던
위치에서 있는 어른이 되었나요?
.
.
요즘 늘 습관처럼 코멘트를 달지만.
바쁜 일상을 쪼개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시간들이지만. 브런치 활동은 꾸준히
이어나가겠습니다. 열정을 가득 담아서 말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에서 또 만나겠습니다:)
[ 오늘의 삽화 ] 미지의 서울
ⓒ 여울LEE
+ 그림 제작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