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괜찮아, 우리가 있잖아

어려운 상황에서도 함께였던, 어느 여자들의 이야기.

by 여울LEE

넌 잘못한 게 없어.
네 삶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야.

걱정 마. 언제든
우리가 곁에 있을게.
/

[ ⓒ 여울LEE / 등 뒤에서 들려오는 위로 ]



얼마 전 일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여유롭진 않지만

여유를 갖고 싶어서 때때로 방문하던

심리상담센터에 갔었다.


예약 시간이 조금 남아, 접수 후

좋아하는 창가 자리 가서 익숙한 하늘을

익숙하게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상담실 문이 열리고 닫히더니


바닥 끝까지 눈물을 쏟아내던

한 여자의 울음소리가.

내부를 삼키듯 금세 젖어들갔다.


숨이 넘어가도록 울던 그 여자 옆엔,

두 명의 구들이 여자를 자신의 숨처럼

힘껏 끌어안고서. 진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토닥, 토닥.

그 등을 토닥여주던 소리가

얼마나 따뜻하게 들리던지.


한참을 울어가며 상처를 흘려보내던 여자는

숨을 고르고 조심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여태까지 정말 착하게 살아왔는데.

왜 이런 벌을 받아야 ?"



[ ⓒ 여울LEE / 묵묵히 여자 곁을 지키던 친구들 ]



나는 여자들의 울음과 위로가 섞인 공간에서,

그저 조용히 없는 사람인 마냥

창 밖에 보이던 풍경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나도 내심, 그 여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상처를 쏟아내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여자의 말이 끝나자, 친구 중 한 여자가

말을 이어갔다.


"그게 왜 벌이야. 넌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나쁜 행동은 그 사람이 다했지. 네가 얼마나

네 삶을 열심히 살아왔는데. 우리가 알잖아.


괜찮아. 아무 걱정하지 마.

네 옆엔 항상 우리가 있을 거고,

우리가 지켜줄 거야. 넌 절대 혼자가 아니야."


이 말을 등 뒤로 듣고 있었던 난,

내 안에서 뭉클한 어떤 게 툭- 하고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굉장히 뜨거운 감정이.

두 눈에 서서히 차오르 말이다.


누군가의 위로.

누군가가 전해주는 진심.

그리고 목적 없이 맑은 사랑과 용기.


난 순간, 여자가 부러워졌었다.


소중함을 인정받고, 곁에서 자신을 위해주는

가족 보다 더 가족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

.


여자는 친구의 말에 "고마워."라고 대답하곤

남아있던 눈물도 모두 편하게, 잔잔히

흘려보내고 있었다.


내가 바라보고 있었던 창 밖의 하늘마저도

괜스레 동화 그림처럼, 더욱 따뜻하고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 ⓒ 여울LEE / 음이 동화처럼. ]



[ ⓒ 여울LEE / 그날, 창 밖의 하늘. ]



/ 이번화에서는 우연찮게 같은 공간에 머무르며

듣게 된 한 여자의 억울한 상황과 상처.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이 함께 슬픔에 공감하며,

상처를 이겨내자는 위로 전하던 상황 속에서

제가 덩달아 위로를 받게 됐던 일화를

내용으로 담아봤습니다.


특히 그 당시, 좁은 공간에서 어쩌다 본의 아니게

듣게 됐던 세 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이가 들어서도 진정한 친구들이

곁에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또 얼마나 위대한 사랑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오늘도 열심히 수고한 하루.


잠시 주위를 둘러보며,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연락 한 번 해볼까요? :)




그럼 다음화에서 또 만나겠습니다.


[ 오늘의 삽화 ] 괜찮아, 우리가 있잖아

ⓒ 여울LEE




+ 그림 제작 과정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