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에서도 함께였던, 어느 여자들의 이야기.
넌 잘못한 게 없어.
네 삶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야.
걱정 마. 언제든
우리가 곁에 있을게.
/
[ ⓒ 여울LEE / 등 뒤에서 들려오는 위로 ]
얼마 전 일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여유롭진 않지만
여유를 갖고 싶어서 때때로 방문하던
심리상담센터에 갔었다.
예약 시간이 조금 남아, 접수 후
좋아하는 창가 자리로 가서 익숙한 하늘을
익숙하게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상담실 문이 열리고 닫히더니
바닥 끝까지 눈물을 쏟아내던
한 여자의 울음소리가.
내부를 삼키듯 금세 젖어들어갔다.
숨이 넘어가도록 울던 그 여자 옆엔,
두 명의 친구들이 여자를 자신의 목숨처럼
힘껏 끌어안고서. 진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토닥, 토닥.
그 등을 토닥여주던 소리가
얼마나 따뜻하게 들리던지.
한참을 울어가며 상처를 흘려보내던 여자는
숨을 고르고 조심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여태까지 정말 착하게 살아왔는데.
왜 이런 벌을 받아야 해?"
[ ⓒ 여울LEE / 묵묵히 여자 곁을 지키던 친구들 ]
나는 여자들의 울음과 위로가 섞인 공간에서,
그저 조용히 없는 사람인 마냥
창 밖에 보이던 풍경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나도 내심, 그 여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상처를 쏟아내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여자의 말이 끝나자, 친구 중 한 여자가
말을 이어갔다.
"그게 왜 벌이야. 넌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나쁜 행동은 그 사람이 다했지. 네가 얼마나
네 삶을 열심히 살아왔는데. 우리가 알잖아.
괜찮아. 아무 걱정하지 마.
네 옆엔 항상 우리가 있을 거고,
우리가 지켜줄 거야. 넌 절대 혼자가 아니야."
이 말을 등 뒤로 듣고 있었던 난,
내 안에서 뭉클한 어떤 게 툭- 하고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굉장히 뜨거운 감정이.
두 눈에 서서히 차오르게 말이다.
누군가의 위로.
누군가가 전해주는 진심.
그리고 목적 없이 맑은 사랑과 용기.
난 순간, 그 여자가 부러워졌었다.
소중함을 인정받고, 곁에서 자신을 위해주는
가족 보다 더 가족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
.
여자는 친구의 말에 "고마워."라고 대답하곤
남아있던 눈물도 모두 편하게, 잔잔히
흘려보내고 있었다.
내가 바라보고 있었던 창 밖의 하늘마저도
괜스레 동화 그림처럼, 더욱 따뜻하고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 ⓒ 여울LEE / 마음이 동화처럼. ]
[ ⓒ 여울LEE / 그날, 창 밖의 하늘. ]
/ 이번화에서는 우연찮게 같은 공간에 머무르며
듣게 된 한 여자의 억울한 상황과 상처.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이 함께 슬픔에 공감하며,
상처를 이겨내자는 위로를 전하던 상황 속에서
제가 덩달아 위로를 받게 됐던 일화를
내용으로 담아봤습니다.
특히 그 당시, 좁은 공간에서 어쩌다 본의 아니게
듣게 됐던 세 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이가 들어서도 진정한 친구들이
곁에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또 얼마나 위대한 사랑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오늘도 열심히 수고한 하루.
잠시 주위를 둘러보며,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연락 한 번 해볼까요? :)
그럼 다음화에서 또 만나겠습니다.
[ 오늘의 삽화 ] 괜찮아, 우리가 있잖아
ⓒ 여울LEE
+ 그림 제작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