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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새벽맘 Sep 06. 2021

두 번째 육아휴직을 마무리하며

유모차와의 추억

2021.5월의 어느 날. 복직을 앞두고 쓴 엄마의 반성문.




복직을 5일 앞두고 있다. 첫째 유치원, 둘째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이 며칠 전 같지 않다. 첫째는 올해 5세, 유치원에 입학했고 둘째는 갓 돌을 넘기자마자 어린이집에 입소했다. 올해 복직이 예상되어 있었기에 둘째도 3월부터 입소한 거지만 막상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한다 생각하니 이 어린것들 어쩌나 싶다.


둘째 출산휴가 들어가기 전부터 나름 계획이 많았다 둘째가 태어나면 아무래도 서러워질 첫째를 위해 태어나기 전에 엄마와의 추억을 많이 쌓아주고 싶었다. 어린이집 등 하원을 엄마랑 함께 하고, 하원 하고서는 엄마랑 단 둘이 데이트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둘째 임신기간 중 예기치 못한 조산기로 임신 25주부터 출산까지 입원 생활을 해야만 했다. 첫째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둘째 육아휴직 기간 동안 뭐라도 하나 이뤄놓고 싶었다. 첫 번째 육아휴직 때 첫째와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복직 후 워킹맘 생활은 가히 최악이라 평가할 만큼 힘들었다. 그땐 정말 성과도 좋지 않고 그게 또 패배자 마인드로 이어졌다.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다. 그래서 절치부심해서 두 번째 육아휴직기간엔 대단한 뭔가를 이뤄놓고 싶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로 점철된 일상은.. 전속력으로 달려도 닿을까 말까 한 내 목표를 아예 저 멀리 보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육아휴직을 마무리하며 제일 아쉬운 건.. 우리 첫째를 더 많이 보듬어주지 못한 거다. 가뜩이나 갑자기 튀어나온 둘째의 존재로 많이 혼란스러웠을 텐데 많이 안아주지 못했다. 핑계를 대자면.. 출산하고 조리원에 있을 때부터 코로나가 우리 삶을 잠식해오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산후도우미도 온전히 쓰지 못했다. 산후 마사지도 중간에 계약 해지했다. 모두 중도 계약 파기였지만 페널티가 없을 정도로 코로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낼 수 없었다. 무서웠다. 그래서 둘 다 끼고 살았다. 끼고 살면서 더 잘해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지금에서야 후회된다. 아니 그때그때 후회했지만 그래도 만회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벌써 복직이다. 이제 더 이상 내 인생에 육아휴직은 없을 텐데.. 이런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텐데..


 휴직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때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시기였다. 밤중 수유하며 제대로 잘 수없는 나는 신생아가 자는 동안 같이 자고 싶었지만 첫째가 자지 않아서 그럴 수 없었다. 둘째 우유 먹이느라 씨름할 때마다 첫째가 꼭 배가 고프다고 투정을 부렸다. 솔직히 힘들었다. 그래도 그래선 안됐는데

"너 자꾸 그러면 엄마 힘들어..!"

란 말을 겨우 4살인 어린 우리 첫째에게 너무 많이 했다. 엄마 힘든 티를 너무 많이 낸 게 미안하다.


그리고 올해 3 들어 첫째 유치원 입학, 둘째는 어린이집 입소를 했다.   등원시키고 나면 운동한다고 유모차를 어린이집 앞에 두었다가 데리러   태워서 가져왔다. 이번 주부터는 복직 준비로 바빠서 운동을 못하고 데려다주고  유모차인 채로 되가져온다. 엄마랑 아이랑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맞추는  다해서 대면방식이 아니라 내가 뒤에서 끌고 같은 방향을 본다. 그래서 차양막 때문에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원래  보이다 보니 유모차 안에 우리 둘째가 없는데도 자꾸 착각한다. 유모차엔 항상 우리 둘째가 타고 있는  익숙한데  유모차가 어색하다.



결국 복직이 익숙한 생활이 되겠지만, 복직을 준비하는 지금, 아이들과 지금보다 오랜 시간 떨어질 준비를 하는 지금이 가장 어색하고 서운한 순간이다.




2021. 9월의 어느 날.

복직  차로  하원을 시키는  일상이 되었다. 둘째도 이제 컸다고 얌전히 유모차에 앉아있어주지 않는다. 우리  유모차는  이상 쓰임이 없어졌다.  달째 비어있는 채로 항상 우리  앞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첫째 때부터 지난 4년간 우리 아이들과 함께했던 유모차를 어제, 유모차가 필요한 다른 집으로 보냈. 이렇게 헤어지고 나니.. 왠지 더더욱 허전함이 밀려든다.  인생에 다시없을  번의 육아휴직기간 동안 함께 해주었던 정든 유모차와의 추억이 오늘따라 더욱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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