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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새벽맘 May 27. 2021

노산 대학병원 VS 일반병원

고위험 산모 출산은 어디가 나을까?

새언니가 셋째를 가졌다. 우리 집안에서 내가 제일 노산일 줄 알았는데 기록 경신이다. 올해 43세 되시는 우리 새언니.. 자궁에 심각하지 않은 물혹이 있는데 다니던 일반 산부인과 병원에서 출산할지 대학병원에서 출산할지 고민 중이다. 최근에 복직했는데 사무실에 임신한 후배가 있었다. 38세의 임산부. 30주인데 태아가 작아서 다니는 일반 산부인과 병원에서 출산이 가능할지, 대학병원으로 가야 할지 걱정 중이었다.


나 39세 초산 일반 산부인과 병원에서 출산한 경력(?)이 있고, 작년 42세에 대학병원에서 둘째를 출산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노산으로 고위험 산모 군으로 분류되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오늘은 대학병원 VS 일반병원 입원 및 출산에 대한 장단점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물론 단순 고령으로 인한 고위험 산모가 아니라 다른 사유로 고위험 산모로 분류되는 분들은 당연히 대학병원에서 출산해야 된다. 고위험 산모로 분류는 되나 일반병원에서 출산을 해도 되고 대학병원에서 해도 되는, 내가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비교적 건강한(?) 고위험 산모들 기준으로 이야기해보겠다.


나는 고령 외에도 둘째 때는 여러 가지 사유로 고위험 임산부로 분류되었다. 다니던 일반 병원에서 입원 생활을 먼저 했고, 대학병원으로 전원 해서 두 군데 다 입원 경험이 있다.



꽤 화려한 진단명이다. 아주 미량의 하혈로 다니던 산부인과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입원하면서 태동검사를 해보니 27주에 자연 조기진통이 진단되었다. 입원 중에 양수양이 적다고, 그에 대한 심각성을 주치의에게 끊임없이 들었다. 입원 11일 차 결국 나는 대학병원으로 전원 하게 되었다. 대학병원으로 전원 한다는 사실 자체가 큰 두려움이고 스트레스였는데 거기서 만난 주치의와 부 주치의 등은 매우 친절했다.


첫날 각종 검사를 받고, 생각보다 딱딱하고 무섭지 않은 대학병원에 적응하자 점차 진정이 되었다. 간호사들의 링거 놓는 실력도 월등히 나았다. 병원밥도 훨씬 맛있었다. 병원 규모가 크다보니 선택식도 있고 종류가 다양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산모 태아 집중치료실이 있어 나 같은 고위험 산모들이 조기 출산에 대비해 함께 모여있어서 일반 병원보다 더 위로가 되었다.


안정이 되자 내 상황이 보이기 시작했다. 화려한 진단명으로 전원 되어 왔지만 양막의 조기파열은 테스트가 정확하지 않아 대학병원에서는 신뢰하지 않는다 하였다. 양수과소증은 과소증까진 아니라고 했다. 정상범위 안에 들어가는데 거의 커트라인일 뿐이라고 하셨다. 분만 전 출혈은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고 하셨다. 일주일 동안 약물투여를 통해 조기진통을 관리하고 일주일 동안 약 투여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퇴원시켜주셨다. 다니던 일반 병원으로 가도 좋다고 하셨다. 분만도 대학병원에서 해도 되고, 다니단 일반병원에서 해도 된다고 하셨다  


퇴원 일주일 후 정기 검진으로 다니던 일반 병원으로 다시 갔다. 주치의가 다시 입원을 명했다. 입원해 있는 동안 대학병원에서의 진단을 이야기했지만 계속 대학병원에서 왜 퇴원했냐고 했다. 입원해 있는 몇 주동안 또 다시 위험한 상황에 대해 계속 설명을 들어야했다  


나는 대학병원 측에서는 무늬만 고위험 임산부로 취급되었고, 일반병원 측에서는 정삼 범주를 벗어난 까다로운 고위험 임산부였던 것이다. 심신 안정의 부분에선 대학 병원이 월등히 나았다. 일반병원의 내 주치의는 너무나 조심스러웠다. 상황을 항상 대학병원에서보다 심각하게 그렸다. 그러나 대학병원에서는 큰 문제는 없다고 바라봐주시니 여러모로 마음이 한결 편했고, 만일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분만실은, 수술실 중간에 베드가 덩그러니 놓인, 그런 곳에서 출산을 하고 싶진 않았다. 다니던 일반 병원은 훨씬 아늑하고 안정적인 분만실이 갖추어져 있었다. 은은한 조명에, 아로마향, 심신안정을 위한 음악까지. 출산만은 일반 병원에서 하고 싶었지만 나를 정상범 주의 산모로 보지 않던 주치의의 여러 걱정으로 결국 나는 대학병원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아이가 작게 태어날 경우 아기만 앰뷸런스타고 대학병원으로 이송될 수도 있다는 말에 대학병원에서 출산하기로 결정했다. 전문 장비를 갖춘 소아과가 연계된 곳은 대학병원이므로.


분만 분위기는 일반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 월등히 낫다. 조산사의 경력도 내가 다니던 일반 산부인과 병원의 그분들이 훨씬 나았다. 대학병원에서의 출산은 꽤 젊은 축의 간호사분들과 미스처럼 보이는 젊은 전공의, 연세 지긋하신 남자 교수님이 책임지신다. 일반 병원보다 마음이 편한 분만 분위기는 아니다. 분만 중에 처음 집도는 전공의분이 하다 주치의 교수님께 계속 혼나고 결국 마무리는 교수님이 하셨다.


유도분만 3일 차에 급격한 진통이 와서 허겁지겁 분만실에 들어갔다. 제대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우리 신랑이 간호사 데스크에 놓여있는 제대혈 키트 우리 꺼 아니냐 확인해서 겨우 받았다. 물론 산모나 태아의 응급상황이 닥치면 당연히 대학병원이 훨씬 낫지만, 건강하게 자연분만을 할 수 있는 경우라면 분만에 최적화된 산부인과 전문 일반 병원이 훨씬 나은 것 같다.


대학병원 VS 일반병원 간단히 표로 보면 이렇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대학병원에서 낳아야 할지 어떨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혹시 모를 만에 하나를 위해 대학병원 출산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산모와 아기의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출산 당일. 분만실에서 나오고 한 시간도 안되어 모자동실 시작!^^


대학병원은 자연분만 시 1박 2일, 제왕 절개해도 3박 4일밖에 입원이 안되고 아기가 건강하면 산모가 몸이 안 풀렸다 하더라도 바로 모자동실이지만 말이다.


대학병원 입원당시 간호대 실습학생이 준 선물^^

어디서 분만을 하든, 이 세상의 모든 임신부님들 감강한 출산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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