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달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두운 밤에 밝게 빛나며
나를 비추는 달이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달은 아름답지 않은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어둠이 깔린 밤의 무대에서
달빛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달이
구름에 가려지곤 하고
구름은 나무에 가려지곤 한다.
가려진 구름 속에서도 달은
빛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구름의 틈 사이로
달은 빛을 뿜어내고
그런 구름을
나무가 또다시 가려낸다.
하지만 나무도
달빛을 다 가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아름다움은 가려보아도
다 가려내지 못하나 보다.
구름도 나무도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을
막지 못하나 보다.
저 구름과, 나무.
자연도 하지 못하는 것을
네가 어찌할 수 있을까.
자연도 아니고, 신도 아닌,
고작 인간인 네가
나를 어찌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달을 본다.
오늘도 나를 떨어뜨리고자,
땅으로 처박아 버리고자 노력한
네가 고까워서,
나는 오늘도 달을 본다.
그 누가 방해해도
나는 빛을 받을 것이다.
나는 오늘 밤,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