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달빛

by 안강

가만히 달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두운 밤에 밝게 빛나며

나를 비추는 달이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달은 아름답지 않은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어둠이 깔린 밤의 무대에서

달빛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달이

구름에 가려지곤 하고

구름은 나무에 가려지곤 한다.

가려진 구름 속에서도 달은

빛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구름의 틈 사이로

달은 빛을 뿜어내고

그런 구름을

나무가 또다시 가려낸다.

하지만 나무도

달빛을 다 가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아름다움은 가려보아도

다 가려내지 못하나 보다.

구름도 나무도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을

막지 못하나 보다.

저 구름과, 나무.​

자연도 하지 못하는 것을

네가 어찌할 수 있을까.

자연도 아니고, 신도 아닌,

고작 인간인 네가

나를 어찌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달을 본다.

오늘도 나를 떨어뜨리고자,

땅으로 처박아 버리고자 노력한

네가 고까워서,

나는 오늘도 달을 본다.

그 누가 방해해도

나는 빛을 받을 것이다.

나는 오늘 밤,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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