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눈사람

by 안강

뼈를 이는 추위가

물씬 거리는 겨울에도

나는 눈사람 만드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추위 속에서

나는 떨고 있지만

그 추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듯한.

그런 눈사람의 모습은

부러운 감정을 느끼게 했다.

조물주인 나는 춥지만

피조물인 너는 온화하구나.

마치 우리는 서로

반대가 되어야 할 것만 같은,

그러한 기분으로

눈사람을 한없이 바라보았다.

눈사람은 초점 없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몇 분을

눈을 마주치고 서있었을까.

문득 눈사람 안에 내가 들어간다면

어떠할지 생각하게 되었다.

눈사람의 속은

어쩌면 따뜻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눈사람 안에 들어가

내가 눈사람이 된다면

추위 속에서도 온화하며

안정감 있으리라.

하지만 해가 뜨고

봄이 오면

녹아 사라지겠지.

어쩌면 눈사람은

처량하다.

추위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죽음을 받아들일 때,

그들은 온화하다.

추위 속에서 눈사람은

가장 강하지만,

봄이 오면 사라지리라.

힘겨움 속에서도 걱정은

가장 강하지만,

봄이 오면 사라지리라.

나는 눈사람이 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차가움에서

추위를 느낄 줄 아는,

따뜻함을 간직한

사람이 될 것이다.

봄을 기다리며 나는

추위를 견딘다.

추위 속에서 나는 걱정을,

눈사람을 만든다.

봄이 오면 사라질, 눈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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