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대륙+p / 번역 레이리
아들 나오유키가 머나먼 이국땅에서 죽었을 때 요시히사는 이런 시련을 겪는 아버지는 이 세상에 자신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3년 전, 아내 히사코가 죽었을 때는 이렇게 혼자 남겨진 사람은 이 세상에 자신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세상에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로 가득하다. 생각해보면 사치코도 결혼할 남자를 잃었다. 상점가 한 구석에선 아버지를 잃은 여성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붐비는 저 슈퍼마켓에도 그러한 슬픔을 안은 채 장바구니를 채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요시히사는 커피를 마시는 동안, 평소보다 시간이 몇 배 이상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꼈다. 마치 과거로 흘러가는 '현재'를 붙잡아두려는 듯.
스쳐 지나가는 이들의 찰나의 표정에서 아들 나오유키와 아내 히사코를 본다. 그때마다 과거가 데리고 간 그들과 만난다. 예전엔 어려움 없이 했던 것을 못 하게 된 대신, 예전엔 정말 할 수 없던 것을 또 너무나 쉽게 하게 된 자신을 느낀다. 잃어버린 것들을 이렇게 미소 지으며 떠올릴 수 있게 된 것도 최근 들어 겨우 할 수 있게 된 것 중 하나다.
2007년경 정열 대륙 +p에 올라온 글을 번역해 보았다. 매주 영혼을 위로해주는 글들이 올라왔고 성우가 마음을 담아 읽어주는 음성을 들으며 힐링을 하곤 했다.
좋은 글은 이렇게 세월이 흘러 다시 봐도 여전히 마음을 울린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어준다.
情熱大陸+p "明日また出会う"(2007.10.05) 번역, 사진 출처 영화 <엔딩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