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NFT 열풍에 힘입어 덩달아 보람찬 시간을 보낸 기자의 이야기
야심차게 브런치를 시작했지만 첫 글을 발행한 지 4개월 만에 다시 글을 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사가 아닌 글을 쓴다는 게 쑥스러웠다는 점이다. 첫 글을 올린 뒤 한동안 내가 쓴 글을 보지 않았다. 가까운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보는 온라인 공간에 남겼다는 쑥스러움이 있었다. 그러다 최근 감사하게도 브런치를 통해 기고 제안이 들어왔다.(글 한 편 덩그라니 올라와 있는 브런치를 보고도 좋은 제안을 주신 담당자 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한다.) 덕분에 잊고 있었던 브런치를 용기내 들어와 보게 됐다. 오그라들 것을 예상하며 내가 쓴 글을 읽어나갔다. 의외로 괜찮아(?) 보였다. 쑥스러움도 한결 나아졌다.
두 번째 이유는 브런치도 잊을 만큼 지난해 4분기 여러 경험을 했다는 점이다. 사실 이 글의 본론은 여기서부터다. 지난해 11월 비트코인(BTC)이 역대 최고가를 찍으면서 암호화폐 투자 열풍도 정점에 달했다. 현재는 BTC 가격이 고점 대비 상당 부분 하락했지만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돌풍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블록체인 전문기자를 찾는 곳도 많아졌다. 이 글은 1)지난해 4분기 내가 경험했던 바를 기록하고 2)짧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쓰는 글이다. 두 편에 걸쳐 회고록을 남길 계획이다.
선배들 덕분에 좋은 기회로 팟빵에 출연하게 됐다. 퇴근 후 홍대 입구 역 부근에 있는 팟빵 전용 녹음실에서 선배들과 녹음을 진행했다. 유튜브 방송을 매주 진행하고 있는데도 막상 녹음을 하려니 긴장 됐다. 다행히 선배들이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녹화 시점은 지난해 11월 19일이었다. 위메이드가 내놓은 미르4 글로벌이 전세계 흥행을 일으키던 시점이다. 미르4는 NFT를 활용한 플레이투언(P2E, Play-To-Earn) 게임이다. 미르4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NFT를 대하는 게임업계 시선도 달라졌다.
사실 NFT를 게임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업계에선 회의적 시각이 우세했다. 인식이 전환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20년 대퍼랩스가 개발한 NBA탑샷이 성과를 거두면서부터다. NBA탑샷은 르브론 제임스 같은 NBA 슈퍼스타들의 화려한 플레이 영상을 NFT로 발행해 콜렉터들의 구미를 당겼다. 인기가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대퍼랩스는 최초의 NFT 게임 크립토키티를 개발한 곳이기도 하다. (대퍼랩스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추후에 따로 정리하도록 하겠다.)
서서히 NFT 바람이 번지기 시작할 즈음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P2E 게임 엑시인피니티가 동남아에서 터졌다. 코로나19 영향도 컸다. 엑시인피니티는 게임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P2E 모델이 사람들을 충분히 끌어 당길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처럼 전세계에 P2E 열풍이 불던 2021년 중순에도 국내 게임사들은 소극적 모습이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NFT 게임을 인정하지 않는 등 규제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표면적으로는 보수적 모습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다 중견기업인 위메이드가 P2E 게임으로 치고 나오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더 이상 망설일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우후죽순으로 주요 게임사들이 NFT 사업 진출을 잇달아 선언했다. 딱 팟빵을 녹음하던 시기가 바로 이 시기였다.
올해 들어서는 주요 게임사들이 단순히 선언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P2E가 대세가 될지, 스쳐가는 바람이 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적 흐름이 전자에 가깝게 흘러가고 있다고 본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위메이드가 위믹스(WEMIX) 코인을 사전 공지 없이 대량 매도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게 단적인 예다.
NFT가 '트렌드'란 점이 확 와닿았던 경험 중 하나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웹진에서 NFT와 관련된 글을 싣고자 한다는 점이 신기했다. 내가 쓴 글은 트렌드 섹션에 실렸다. 처음 외부 기고를 하고 입금이 됐던 즐거운 경험이라 꼭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나머지 두 개 경험은 다음 편에 이어서 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