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처음 살아있음을 느낀 순간
자연속에서 쉼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성인이 되어 독립하며 도시 생활을 전전하며 사는 내내 시골생활을 갈망했었다.
항상 바쁘고 힘든 병원생활도 지칠 만큼 지쳤거니와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를 늘 떠나고 싶었다.
그럴수록 적당히 시골이 아니라 그저 푸르른 자연밖에 없는 곳으로 항상 떠나고 싶어 했다.
최근 갑작스럽게 결혼을 하게 된 남편의 직업은 어쩔 수 없이 시골에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남편은 시골에 사는 게 괜찮겠냐며 이 곳에서의 내 생활을 걱정했지만 나는 평생 다양한 시골을 떠돌며 살아야 하는 남편의 직업이 오히려 큰 메리트로 느껴졌다.
그렇게 늘 꿈꿔왔던 시골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집 앞의 정겨운 풍경들
처음 남편을 따라 전방의 시골로 왔을 때 읍내도 차로 한 시간이 걸리고, 제일 가까운 편의점도 10분 넘게 운전을 해 나가야 하는 정말 아주 깡시골이어서 늘 시골을 갈구했던 나조차도 막막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을 몇 달이 지난 지금은 그런대로 잘 해내고 있다.
그 어떤 소음도 없고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라봐야 아침에 지저귀는 새들이 전부인 첩첩산중의 우리 집.
해가 맑게 뜨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나뭇잎들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 속에 하루를 보낸다.
이곳에서 자연을 느끼다 보면 내가 살아있구나 싶어 행복하다.
이곳에서 나도 지난날의 상처를 조금씩 이겨내고 자라나고 있다.
자연 속에 멈춰 서서 흐르는 강의 물고기, 푸릇푸릇한 식물들을 바라보다 보면 이 속에 내가 있을 수 있는 게 감사하다.
그래서 예쁜 곳 앞에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이 순간을 남겨둔다.
서서히 작게 피어난 나의 새싹이 천천히, 하지만 단단하게 자라나길 바라며 기록하는 자연과 함께하는 소중한 나의 일상 기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