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지 않기를, 이외수 문학관

글쓰기에 대해서

by 린꽃


집 근처에 문학관이 있는걸 최근에서야 알았다.

혼자 방문을 해봤는데 차 없이는 방문하지 못할 곳이다.

주차장은 꽤 넓었는데 차가 한 대도 없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관리가 되지 않은 듯, 곳곳에 잡초가 무성했고 주차장에서부터 올라가는 길에는 거미줄이 가득했다.

무성한 잡초 사이로 주차장에서부터 이곳이 문학관이 맞다는 듯 곳곳에 좋은 글귀들이 있다.



주차장에서부터 문학관까지는 오분 정도,

거미줄을 헤치며 오르다 보니 돌아갈까-싶을 때쯤 멀리 건물이 보인다.

건물을 구경하기 전에 문학관 입구에 흔들 다리도 있어 건너봤다.



길이는 꽤 짧은데, 많이 흔들려서 재밌었다.

중간중간 유리로 되어있어 흐르는 발 밑의 물을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맑은 물도 흐르고 있었다.

다리 중간에 가만히 서서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다리를 건너 곳곳에 있는 돌들에 좋은 글귀가 있다.

자연을 닮은 따뜻한 글들.



차근차근, 하나하나 글을 읽으면서 빙 둘러진 돌들에 새겨진 글귀들을 감상했다.

모든 글들이 천천히 읽기 좋았다.



이곳의 안내판.

유일하게 있던 샵은 본래 어떤 샵이었는지도 모를 만큼 형체를 잃은 채 먼지만 가득했고,

문학관 외의 다른 곳들은 이미 오래전에 닫은 듯했다.



굳게 닫힌 작은 도서관.

먼지만 가득했고 창문 곳곳에 거미줄이 쳐져 있었다.



한편에 돌들이 둘러져있어 이곳도 궁금해서 보니 마찬가지로 책 속에 담긴 글귀들이었다.



천천히 읽기 좋다.

문장 하나하나가 따뜻하다.



걷다 보니 나오던 곳.

여기서 생전에 글도 쓰셨던 듯하다.



이외수 문학관 관람시간

유일하게 열려있던 이곳.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의 쪽지가 붙어있다.

입구 바로 앞의 안내데스크에 할아버지 한 분이 졸고 계셨다.

내가 앞에 가서야 구경해도 되냐고 말을 거니 화들짝 놀라시며 구경해도 된다고 하며,

이내 건물의 남은 불들을 켜주셨다.

안내문을 하나 집어 들고 이제 막 불 켜진 이곳을 천천히 구경했다.



작가님의 어릴 적 사진부터 결혼사진과 일상사진이 제일 먼저 붙어있었다.



곳곳에는 작가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일상얘기, 타인이 바라본 작가의 모습.

한 번도 본적 없는 작가님의 일상을 함께하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넓고 쾌적하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어 감상하기도 좋았다.



중간중간 그림이나 감각적인 작품들도 많이 보였다.



작가님이 글을 대하는 마음이 느껴지던 글들



책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종류가 정말 많았다.



읽지 않은 책들도 있어 읽고 싶다 생각하던 찰나,

한쪽 벽면에는 읽을 수 있게 꽂힌 책들도 있고

바로 앞에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있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책을 읽기 좋다.



이곳을 둘러보고 난 후라서 그런지,

책장을 넘기는데 한 문장 한 문장 마음에 깊게 새겨졌다.



한편에 직접 작성하신 글들도 전시되어 볼 수 있었다.



요즘 글을 쓰는 게 힘들었다.

소설을 써볼까 하는데 쓰기 전에 늘 그렇듯 형식에 얽매여서 시작하기도 망설이던 시기였다.

찬찬히 글들을 어떻게 썼는지 보는데,

쓰다가 안 써지면 그냥 줄을 죽 긋고,

뭔가 빠지면 적당히 여백에 끼워 넣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글쓰기였다.

펜과 종이만 있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글쓰기였는데..

이제야 글을 쓰는 게 얼추 감이 잡히는 듯했다.

글들을 보는데 어느덧 마음속에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쓰는 이의 고통이 읽는 이의 행복이 될 때까지>


정말 새겨두고 싶은 말이다, 생각하면서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읽었다.



마지막은 이곳을 메운 쪽지들-

거의 다 2020년 이전의 메모들이었다.

이곳은 2020년 이전의 작가님 생전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듯했다.

오래전부터 찾는 사람은 없어 보이지만 조용히 사색에 잠기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일생을 이렇게 잘 담은 곳을 최근에 본 적이 없었다.

작가님의 책을 읽고 싶을 때 종종 찾아야겠다.

이곳이 잊히지 않고 오래도록 잘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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