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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꽃 Nov 07. 2024

겨울의 초입, 마지막 황화코스모스꽃밭

연천 재인폭포 꽃밭을 가다

어제는 연천 재인폭포에 황화코스모스꽃밭이 예쁘다는 소식에  연천을 찾았다.

벌써 화천은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이고 모든 식물이 다 시든 날이라 이곳에서도 꽃을 못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지만,
막상 가보니 걱정과는 다르게 예쁜 꽃을 보고 올 수 있었다.


연천 재인폭포 황화코스모스 꽃밭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광활한 꽃밭이 펼쳐진다.

멀리서부터 주황빛의 향연이 정말 예뻐서, 감탄을 하며 다가갔다.
꽃들이 군데군데에만 피어있는 걸 봐서는 아마 며칠 이내로 질 것 같았다.

이미 시들어버린 꽃들을 보고 있자니 이곳도 이미 겨울이 와버린 것 같아서 마음 한편이 착잡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마지막 꽃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빛을 내고 있는 꽃들이 겨울을 딛고 아직까지 피어있다고 뽐내는 듯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 꽃들이 기특하고 예뻐서 한참을 곁에 앉아 꽃들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미 많이 져버리긴 했지만,

떠나기 전엔 아직 남아있는 예쁜 꽃들을 배경으로 나도 사진을 남기고 꽃밭을 떠났다.

내년에 다시 이 곳의 꽃들이 만개했을때 찾겠노라 다짐하면서.



꽃밭에서 위쪽으로 조금 더 걸어올라 가면 재인폭포를 볼 수 있다.

웅장하고 절로 마음이 편해지는 풍경에 넋을 놓고 폭포 소리를 들었다.

청아한 소리에 내 마음속 근심들이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폭포 주위로 낙엽들이 떨어져 있어 홀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쓸쓸한 느낌을 더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재인폭포를 두르고 조성되어 있는 둘레길을 걷다 보면 폭포 바로 뒤의 선녀탕을 볼 수 있다.

폭포는 시원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있었는데 선녀탕은 그저 평화로웠다.

신기하게 바로 뒤의 선녀탕으로 오니 폭포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제 가을의 느낌도 다 지워져 가던 연천,

예쁜 꽃밭과 묘한 분위기의 재인폭포 덕분에 가을의 마지막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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