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계절

우리 만남은...

by 이정연


정확히 5월 20일에 작가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장미가 피던 늦은 봄이었습니다. 그 연락을 받던 그 순간,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고 버스에서 붉게 핀 장미 울타리를 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작가 신청을 하고 이틀 만엔가 연락을 받았고, 한 번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 아주 살짝 자만했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어차피 나 혼자 읽고 쓰는 글'이라는 생각으로 편안하고 가볍게 가슴속에 묵혀두었던 이야기들을 꺼내었습니다. 그렇게 글을 쓰는 일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분, 두 분 제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생겨났고 신기하게 구독자의 숫자도 늘어갔습니다. 그 모든 과정들이 놀라웠습니다.


그 시작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절도 여러 번 바뀌어 벌써 네 번째 계절입니다.


한 동안은 제일 처음의 언젠가처럼 병팔이 글이 한없이 비루하게 느껴져 글을 쓰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어느샌가 브런치에는 제 등을 토닥여주시고, 동생처럼 어여쁘게 여겨주시는 구독자님들, 아니 친구 같은 언니 오빠들이 많이 계셔서 저는 다시 약해빠진 속이라도 털어놓으러 브런치로 돌아왔습니다.


제 글은 도움이 되는 글은 아닙니다. 대단한 지식이나 필력을 뽐내는 글도 아닙니다. 그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 글을 좋아하고, 아마 읽어주시는 당신도 저와 비슷한 마음으로 제 글을 읽어주시겠죠.

생각합니다. 얼굴도 모르는 당신이지만, 당신이 기꺼이 귀한 시간을 내어 읽어주시고 귀한 손으로 라이킷을 눌러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제 글이 비루하다고 제 스스로 말하면 당신께 얼마나 실례인가요.

이제 새해부터는 호두 까듯 제 글을 까지 않으려 합니다.


다만, 제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바깥세상의 이야기도 담을 수 있도록 애써보고 싶습니다.


2020년이, 저에게는 너무 놀라운 해였습니다. 물론 언제나 그랬듯이 힘든 일도 많았고, 많이 속상했고 많이 지쳤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들이 올해가 얼마나 빛났는지, 그 사실을 가릴 순 없습니다. 인생에 한 번도 없었던 일들이 정말 많이 일어났거든요.

이제 몇 시간 후에는, 더 놀라운 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신에게도요. 오늘보다 빛나는 내일이 기다릴거에요, 분명.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바쁘게 달리시는 중에도 한 번씩 멈춰 서서 저를 들여다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주신 모든 진심들을 가슴 깊이 느낍니다, 언제나. 새해에는 저도 당신처럼 깊은 진심을 전하는 멋진 어른이 되도록 더 노력할게요!!


새해에도 당신이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021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한 해의 마지막 날, 편안하게 주무세요.



2020-12-31 이정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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