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을 보니 환한 미소의 아가씨 세 사람이 렌즈를 보며 웃고 있기에 안심했다. 너는, 이제 잘 지내는구나. 너의 마음을 보듬고 싶었는데, 나는 나의 마음조차도 어쩌질 못했다. 몸은 나날이 상태가 나빠졌고, 꼭 인생의 최후가 오는 듯이 이를 악물었다. 너를 돌아볼 수 없었다.
내가 전혀 모르는 낯선 얼굴들과 선 네 미소를 보고, 우리는 또 헤어졌구나 생각한다.
처음에는 내가 급작스레 대구를 떠나게 되어서 헤어졌다.
감기 몸살이 너무 심했던 밤에 네 메시지에 답도 못하고 잠이 들어서, 너는 한없이 섭섭해했다. 나는, 아파도 출근해야만 하는 나의 상황이 비참할 만큼 아팠는데도 내가 답을 하지 않은 것에 날을 세우는 네가 섭섭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각자의 삶이 너무 달라져있었다. 그래서 너의 섭섭함을 달래지 않았다. 그것이 또 이별이 되었다.
너의 깊은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나에게 너는 너무도 화가 나서, 우리는 또 헤어질 뻔했으나 서로를 놓지 못했다. 너는 해외로 떠났다. 혼자 타국에 있는 너의 외로움을 달래주려 나는 늘 마음을 썼다. 그러나 너에게는 부족했고, 어느 순간 나도 할 만큼 했다는 못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혼자 공원에 있던 그 밤, 나는 다섯 시간을 너와 통화했다. 그렇게밖에 있어줄 수 없어서.
그러나 우리는 또 헤어졌다.
그리고, 이제 나는 너무 병들고 가난해서 지쳐버렸다. 너에게 못되게 굴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또 헤어졌다.
같은 해에 태어나, 생일조차도 하루 차이.
운명과도 같은 인연이었다. 서로 많이 닮아있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너무 달라져있었다.늘 어긋나고 있었다.
환하게 웃는 너의 사진을 보며, 어쩌면 이번이 우리의 마지막 이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외로운 밤, 엄마의 곁에 누워서 최불암 할아버지를 보았다. 한국인의 밥상이 끝났다. 이제 동생을 찾아간다. 커다랗고 낮은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을 하는 등을 바라보며 드러눕는다.
혼자는 버티기 힘든 밤. 온 집안을 돌며 그들의 존재에서 파생되는 온기를 수집한다. 게임을 하느라, 절대로 나를 돌아보지 않는다. 그래도 존재만으로 따스하고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