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건강해지면 좋겠어

by 이정연



내가 아픈 것이 싫다고

당신이 서럽게 울던 그 밤,

나는 더욱 서럽게 울음을 삼키고

당신을 버리고 도망치려 하였다

아픈 일에서는 도망칠 수 없었으므로.

그러나 삶이 무거워도

미칠듯이 아득하게 아파도

당신에게서만은 도망칠 수 없었다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네가 건강해지면 좋겠어

당신의 목소리가 나를 안던 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건강한 생으로 가는 문을

힘차게 열어보라,

그 누구라도 내게 말해준 이가 있던가

나는 뜨거운 울음을 내뱉으며

건강한 나를 꿈꾸었지


네가 건강해지면 좋겠어

당신의 팔이 나를 안던 밤

나는 피식 웃으며

그게 내 마음대로 되나,

하면서도 이내 따스한 미소 지으며

그래도 걱정하지 마

난 건강해질테지니까

당신과 나에게 약속을 한다


나는 또 한 번 꼬꾸라졌지만

다시, 매일 매일

굳건하게 일어나

힘차게 걷겠지


당신 때문도,

당신 덕분도,

당신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나는 강인한 사람이니까.

그저 당신은 강인한 나를

알아보았을 뿐이니까.


다만 나를 알아본 당신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