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브런치에서 새 글을 발행하면, 어김없이 동생의 본명이 라이킷을 누른다. 매번 1등은 아니지만,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큼 빨리 라이킷을 누르기에 어느 날 넌지시 이야기했다.
"오늘 바빴을 텐데도, 어찌 내 글은 바로 보고 라이킷을 눌러줬대? 고마워~"
"아닌데? 안 읽었는데? 그냥 알람이 뜨길래 반사적으로 눌러준 거임."
크크크크. 짜증 난다...
사실 어린 시절 동생을 많이 때렸다. 네 살 터울에, 성별이 다른데도 주먹다짐은 기본이고, 야구 빠따로 때리지는 않아도 위협은 엄청 많이 해서 동생 친구들 사이에서도 무서운 누나로 통했다. 난 결벽증이 있는 교복소녀여서, 양말이나 밖에서 입던 옷 채로 내 침대 위에 올라가는 건 용납할 수가 없었는데 그때의 동생무리들은 운동장을 누비던 양말로 누님이 안 계신 방에서 침대를 밟아 뭉개곤 했었단 말이지.
어쨌든 그런 사건 외에도, 동생은 나한테 많이 맞았다. 그리고 내가 화가 나서 밀치면 꼭 동생이 넘어지는 자리에 책장 모서리 같은 게 있어서 코피 혹은 쌍코피가 터지곤 했다. 맞은 놈도 기억하겠지만, 때린 놈은 의도치 않게 피를 보아서 아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터라 머리통이 매우 굵어진 이후로는 늘 동생 눈치를 슬슬 보는 편이다. 지난 날에 때린 죄가 쌓여 있으니 왠지 크게 심기를 거스르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을 알렸을 때도, 글을 읽어달라고 할 때에도 나름 아주 조심스럽게 졸랐다. 동생은 귀찮아하면서도, 기꺼이 브런치 앱을 깔고 회원가입을 하고, 구독을 해서 글을 읽어주었다. 지금은 동생이 집에 있는 시간에 글을 마무리할 때면, 발행 전에 꼭 동생에게 한 번 보여주고 올린다. 동생이 누나글 별로다, 해도 안 올리지는 않겠지만, '괜찮네'하는 그 말이 나에겐 꽤나 큰 의지가 되니까.
다만, 나는 라이킷을 강요한 적이 없는데 미리 라이킷을 누르는 것은 고마워해야 할 일이려나?음. 당연하지! 라이킷을 누르는 관심은 아주 훌륭한거지.
우울한 일요일에는 왠지 갖은 헛소리를 하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