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가워요.

by 이정연


아, 아무리 다시 읽어도 못 쓴 것 같아요.


요즘 초기의 글들이 읽히고 있어요.

저는 제 글이 읽히면 여유가 있을 때 그 알람을 확인하게 되면요, 꼭 어떤 글인지 뒤따라 읽게 되거든요.


초기의 글을 읽자니 한 편에 이 얘기 저 얘기 모조리 다 담아, 생략이라고는 할 줄을 모르고 마구잡이로 담은 느낌이 있네요.


그런데 이제 와서 발행한 글을 발행취소할 수도 없고, 그때는 그때고 또 지금은 지금이니까요. 그런 마구잡이 글들을 써 오면서 생략과 삭제의 미덕을 알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다만, 제 최근의 글을 읽으신 분들께서 '오, 이 사람 괜찮은데?' 하시고는 과거로 거슬러 가셨다가, '에이, 글이 지나치게 구리잖아' 하시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저 스스로 지나온 글길에 꽤나 당당한 줄 알았는데...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되네요.


요즘 실제로 뵈었던 분들이 저를 새롭게 구독해 주고 계시기도 해서, 좀 성실하게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고 있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스스로에게 좋은 자극과 전환점이 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길고 지루했던 여름이 지나가고, 이제 정말 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이 차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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