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글을 쓰는 일이 지상최대의 과제와도 같았던 날들이 있었다. 평범한 일상의 걸음이 한 편의 글이 되고,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샌가 짧은 글은 글이 아니라고, 나 스스로 무시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고 나의 별 것 아닌 일상도 더는 글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아예 쓰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다 보니, 쓰지 않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가끔 단어나 문장을 어느 한 구석에 부려두고, 그것이 덩치를 키우면 그제야 아주 가끔 꺼내놓았다. 그러나 이제 글쓰기 챌린지 100일을 시작해, 매일 글을 내놓기로 했다.
일부러 매거진을 만들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브런치에 공해를 일으킬 필요는 없었다. 혼자 한글 파일에 글을 써서 챌린지 톡방에 인증을 해도 됐는데, 나는 항상 뭔가 했다 하면 꼭 한 술을 더 첨가하는 유형의 인간인 것 같다. 챌린지를 기획하신 작가님도 말씀하셨다. 챌린지 글을 공개적인 곳에 게시해도 상관없다고. "누가 그렇게 관심 가지겠어요?" 헤헤헤. 팩폭러 같으니라고.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겁도 난다. 그럼에도 설렌다.
글쓰기 챌린지 100일이라는 말을 듣고서, 그 어떤 앞날에 대한 계산 없이 신청부터 했다. 아프고 나서의 재미있는 습관 중 하나는, 가끔 망설일 줄을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 내게 주어진 어떤 기회가 생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내가 당장 죽는다는 건 아니지만, 사람의 인생이라는 게 갑자기 사고가 나서 끝날 수도 있는 거고, 어떤 형태로든 끝날 수 있는 거니까. 유한한 인생에서 어떤 좋은 기회는 두 번, 세 번 자꾸만 오는 것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이때다 싶을 때 잡아야 하는 것 아닐까.
아, 그렇구나. 지금도 나를 도와주겠다, 나를 이끌어주겠다는 친구가 있다. 그 이가 기획안을 던져주었다. 그 기획안을 꼭꼭 씹어서, 나의 기획안으로 소화시키라 하였다. 그런데 지난주 내내 회사에 출근을 했다. 그래서 그 기획안을 씹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러니 나의 기획안으로 탈바꿈시킬 시간적 여유 또한 없었다. 변명에 변명을 거듭해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기획안을 아무도 대신 써주지 않는다. 제기랄. 빨래를 널자. 탁탁 털어서 빨래를 널자. 그러면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