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 2023년 10월 10일 화요일
졸린다. 오늘은 아주 약발이 잘 받는군. 수면유도제 같은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혈압약 얘기하는 거다.
참 우스운 것이 월, 수, 금에는 저혈압이다. 그리고 나머지 요일에는 혈압이 널뛰기를 해서 고점을 찍는다.
작고 귀여운 알바를 위해 일을 배우러 카페에 갔었다. 어렵지 않았다. 무엇이든 배워두는 것이 앞으로를 위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뭐라도 할 줄 아는 게 있다는 건, 아는 게 있다는 건 좋은 거다.
그러고 마을버스를 타고 시내에 내려 우체국에 갔다. 소포를 부치고, 커피라도 두 잔 사가지고 아이더 사장님네에 놀러 가려 했다. 그런데 아직도 오전 9시대. 매장은 컴컴하다. 내 투석역사와 정비례하는 사장님과의 인연이 있다. 하지만 오늘은 날이 아닌가보다.
가을이고, 아침 공기가 무척 기분 좋다. 평소에는 나다닐 일이 없는 시간이라는 설렘이 있다. 그래봤자 오늘 달리 할 일은 없다. 이제 안과에 검사를 하러 간다.
오늘 안과 주치의 선생님의 주문은 하나, 혈압 관리를 잘하며 안약을 잘 넣기.
"이미 안 좋은 거 우리 잘 알고 있잖아요? 뭐 이걸 되돌릴 순 없고, 지금 상태를 잘 유지해야지. 그죠?"
항상 담백한 주치의 선생님의 말이 위로 아닌 위로가 된다. 어차피 유병장수하는 시대니까, 잘 유지하며 살아보자는 말 정말 괜찮은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혈압 측정을 하고 약을 먹었다. 약이 천천히 퍼지더니, 이른 시간부터 졸리다. 글 한 편을 쓰는 동안 몇 번이나, 몇 분씩이나 졸았는지 모르겠다. 그래, 오늘은 일찍 자자. 안녕, 잘 자요.(성시경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