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 2023년 10월 23일 월요일
머릿속에 자꾸만 어떻게 글을 쓸까, 하는 생각이 돌아다녀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아, 이것까지 팔게 될 줄이야... 하지만 팔아야지요. 희대의 세일즈우먼, 이정연이 간다!
인공신장실 문을 열면 바로 간호사 데스크가 크게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간호인력만 스무 분 넘게 계실 만큼 큰 곳입니다. 간호사 데스크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병상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전 오른쪽 팀인데요, 자리까지 가다 보면 꼭 유리로 된 방을 스치게 됩니다. 여기가 격리실이에요.
지난주의 언제였던가요. 여기를 지나며... 오 격리실. 시내가 내다보이는 멋진 뷰구만. 한 번 들어가 보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정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맞습니다. 최초로 코로나에 감염되었습니다. 이제 유리로 된 격리실에 들어가게 생겼어요.
이런 걸 원한 것은 아닌데... 이거 뭐 우주가 저를 지켜보고 있는가 봅니다. 다음에는 고급 아파트 앞에 가서 "아, 여기서 살고 싶다." 생각해야겠습니다. 아니 아니 "이 아파트 등기부등본에 내 이름을 올리고 싶다.." 그럼 또 우주가 저의 소원을 들어줄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지금 눈 뜨면 뱅글뱅글 돕니다. 그래도 기왕 첫 코로나에 감염됐는데, 글은 쓰고 보아야지요.
게다가 건방진 스스로를 반성도 하고요. 저는 안 걸릴 줄 알았습니다. 세상에 예외란 없는 법인데... 그 길고 긴 코로나 시대동안 한 번도 걸리지 않아서, 내 피를 가지고 백신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고민도 꽤나 했단 말입니다. 1년 365일 마스크 끼고 다니고, 마스크 끼고 생활하니 괜찮을 줄 알았단 말입니다. 예외는 없었습니다.
고급 보이차처럼 적어도 이틀 이상은 코로나로 우려먹겠습니다. 내일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