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친구랑 저랑 혈액형도 똑같고, 결이 좀 비슷해요. 그래서 맛집에 집착하지 않는데 오늘은 눈도 꽤 많이 왔고. 제가 친구에게 고마운 일이 많아서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고 싶어서 호언장담해 두고... 아까 집에서 드러누워 검색을 겁나 하였지만 너무 복잡하여 포기했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포인트를 많이 가져가다 보면, 되려 결정을 못하게 되어 버리는 수가 있더라고요. 친구는 늘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사실 헤비한 음식은 싫어하지 않을까, 건강식을 찾아보기도 하고. 날이 추우니까 1인 국물요리를 찾기도 했다가, 정말 인기 많은 딤섬집 후기도 뒤져보고.
그렇게 이것저것 뒤져보아도, 우스운 건 내가 친구의 취향을 모르겠는 거예요. 벌써 친구가 된 지 몇 년인데. 우리가 서로 글은 많이 읽었는데, 글 이야기는 많이 했는데. 밥은 먹을 일이 별로 없었어요. 밥 이야기도 할 일이 없었고요. 조금 더 서로의 취향에 대해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제가 가끔 댓글창 같은 곳에서 커피 취향 수집한다고요. 미리미리 알아두어야 나중에 곤란하지 않을 것 같아서. 벌써 몇 분의 친구님 커피 취향은 입력이 되어 있는데. 헤헤헤.
각설하고, 저 오늘 민정이 만나요. 물론 민정이는 가명이고요. 남자고요. 제 책 제목을 지어준 사람입니다.
<서른 살이 되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는 문장을 마음에 품고 살았어요. 그런데 민정이가 어떻게 저 제목을 추천해 주었는지, 정말이지 모르겠어요. 하여간 대단한 친구입니다. 내 마음에 있는 문장이지만, 나는 꺼내놓지 못한 것을 제목으로 만들어 척하니 붙여주었습니다. 투고하기 직전에. 그래서 기획안 제목을 급히 고쳤던 기억이 나요.
오늘 민정이를 만나서 서른 살 이야기도 좀 하고요, 앞으로 살아나갈 이야기도 좀 하고요. 하여간 건설적인 많은 이야기를 할 예정입니다. 음 여러분하고 이야기하면서 민정이에게 든든한 저녁을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혼자 메뉴도 결정했습니다. 좋아하는 소설가 이은정 선생님 소설집 한 권도 가방에 챙겼습니다. 깜짝 선물입니다. 세상에 책 선물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12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텀블벅 앱에서 제 책을 빨리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일종의 예약구매입니다. 텀블벅 앱 설치하시고, 이정연을 검색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