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1월 말에 저는 최종본을 받았습니다. 겁이 나서 아주 살짝만 훑어보고 내버려 두었어요. 막상 완성되고 보니, 다시 읽으면 제 자신이 부끄러워질 것 같아서 차마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2월 19일 오전, 출판사 대표님께 연락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원고를 읽고 수정사항을 알려달라고 하셨어요.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요. 그즈음 마음이 정말로 힘들고 복잡했어요. 그래서 부산행 기차에 오르려던 참이었는데, 원고 수정이라니. 투석이 끝나고, 기차에 올라 한숨 돌린 후 핸드폰 화면으로 대표님께서 보내주셨던 완성폰 파일을 열어서 한참 동안 원고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겁이 나서 읽지 못했는데, 처음에는 심드렁하게 읽다가 점점 재미있고 또 눈물이 나고. 옆에 앉은 아가씨한테 눈물 흘리는 것을 들킬까 봐 얼른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댔습니다. 정말 정말 제 책인데, 재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단숨에 150페이지를 읽고 수정하였습니다.
부산에 다녀와서 며칠 아파서 앓고는, 또 열심히 나머지 원고를 읽고 수정했습니다.
이제 끝이구나 생각했던 찰나, 새로운 주의 화요일 또 대표님께 연락을 받았습니다. 3월 첫째 주에는 인쇄에 들어가야 하니까 이번주내로 원고 수정작업을 한 번 더 해야 한다고요.
그리고 책의 양 날개에 들어갈 글도 필요하다고 하셨지요. 그렇게 방금 전에 304페이지짜리 원고의 탈고를 끝마쳤습니다. 책의 양 날개에 들어갈 글도 준비하였고, 수정사항을 담은 파일도 완성되어 출판사 대표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쓰는 글입니다. 사실 저 3시간 후에 출근해야 해요. 그런데 오늘은 정말 기필코 모든 작업을 끝내야겠다고 결심을 했기에, 잠을 줄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책으로 나왔는데 또 오류가 발견되면 어쩌죠? 그런 일이 없기를 빌며...
텀블벅은 3월 11일에 마감됩니다. 텀블벅에서 미리 구매하신 분들을 위해, 제가 찍은 사진으로 엽서 제작을 주문해 두었어요. 그리고 그 엽서에 제 손으로 직접 메시지를 쓸 거랍니다. 대강 엽서에 대한 이야기만 했고, 제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엽서제작 할 거라고는 대표님께 따로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제가 우리 브런치 친구님들에게 먼저 이야기해 버렸네요. 헤헤헤. 제가 직접 텀블벅 주문 건을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서, 엽서의 서두에 각각의 성함을 써드리지는 못할 것 같아요. 똑같은 엽서라야 편히 포장을 하실 테니까요. 그래도 직접 쓴 메시지니까 꽤 의미가 있겠지요?
정말 인쇄가 코 앞입니다. 마음이 떨려요. 그래도 분명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와, 저 정말 건방지지 않나요?
이제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봄과 함께 이정연의 <서른살이 되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가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