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을 마무리하는

19 _ 서른에 머리 박치기 하는 자세

by 예슬


서른에 머리 박치기하는 자세 [스물아홉月기 - 상반기 편]



왠지 아직 나오면 안 될 것 같다는 망설임이 손가락에 뚝뚝 남아있지만, 욕심을 버리고 한 발 나아가기로 했다. 6월의 기록을 끝으로, 스물아홉기 상반기 편을 마무리한다.



한 달이면 일 년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30일은 무슨 스토리지북앤필름 사장님이 아니었으면 곰이 사람이 되는 시간보다 더 걸렸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주신 결단력 있는 총괄 디렉터님께 이른 감사함을 전한다.



2018년 월간 다이어리 하나와 휴대폰 사진첩, SNS에 조각조각 남아있는 흔적을 훑고 정리하다 보니, 하나의 월기가 마무리될 때마다 글을 쓰고 있는 2019년의 일기가 만들어졌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생각에 글 쓴 하루는 왠지 뭔가를 많이 한 뿌듯함이 밀려왔다. 하루에 한 편을 기준으로 물 흐르듯 잘 써지는 글이 있는가 하면, 어떤 글은 삼 일을 붙잡아도 풀리지 않았다. 쓰다가 부끄러워서 중간에 포기한 글도 있었고, 읽어줬으면 하는 독자가 분명해 SNS에 공유한 글도 생겼다. 이 모든 글이 내 스물아홉을 잘 다독여 주리라 믿는다.



나는 앞만 보고 가기엔 실수도 잦고, 빈틈이 많은 사람이라, 돌아서서 떠올려본 스물아홉에도 미처 마주하지 못한 틈새가 많았다. 한 달 한 달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니 솔직하게 바라보고 싶지 않은 갈등과 고민도 만나고, 뒤늦게 깨달은 행운도 있었다. 내가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과 말의 힘을 빌려 살았는지 느꼈다. 흘려보낸 시간 속에서 찾아낸 내 모습에 기대고 의지하며 서른의 상반기도 잘 기억하길 바란다.



Write and make 워크숍을 진행하시며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려주신 재은, 현경님, 카카오 브런치를 시작하게 하신 유나님, 올라가는 글마다 관심을 가지고 댓글 달아주시며 읽어주신 빛살님, 응원이 가득한 인스타 메시지로 2월의 어느 주말 아침 행복을 전해주신 폴님, 제목 요정 곤지용이, 그리고 나의 최애 구독자 송치연님께 감사드린다.

나를 모르시겠지만, 지하철에서 볼 때마다 너무 웃어서 모서리에 가서 등 돌아 책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베를린 일기를 써주신 최민석 작가님, 애정 합니다. 덕분에 막힐 때마다 고독을 낭만으로 전환시키는 생각의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으면 절 때 완성하지 못했을 이 책을 중간까지 쓰게 해 주신 나의 스물아홉과 서른에 살고 계신 많은 분의 쾌변을 바라며.





스물아홉月기 - 상반기 편(2018년 1월부터 6월까지 이야기)은 '서른에 머리 박치기하는 자세'라는 제목을 담아 스토리지북앤필름 4주 책 만들기 과정 52기를 통해 독립출판물로 제작됩니다. 잠시 쉬고, 3월부터 하반기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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