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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시 Mar 26. 2020

지금 독서 권태기를 앓고 있다면

저의 독서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래요?






나는 7년째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몇 해째 독서모임을 해 오면서 지금까지 정말 많은 독서 권태기를 지나왔다. 책을 읽기 싫을 때도 많았고, 분명 재밌다고 읽었던 책인데 그 책 무슨 내용이야?라고 누군가 물어오면 응? 그러니까 그게 말이야..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해 도대체 내가 뭘 읽은 거지 허무한 적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도대체 그럼 나는 왜 책을 읽고 있는 거지? 라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됐다.


그래도 내가 꾸준히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건 순전히 다독임-다독(多讀)으로 마음을 다독여주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너무 귀엽지 않은가?-이라는 독서모임 덕분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우리는 2시간 동안 만난다. 근황 토크 30분, 나머지 1시간 30분은 한 명씩 돌아가며 짧은 한줄평과 함께 책을 읽으며 토론해보고 싶던 질문을 던지고 핑퐁팽퐁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다. 이렇게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얘기는 정겨웠다. 함께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기도 하고 서로 고민의 해결책을 모색해주기도 했고 어려운 책을 읽고 나서는 토론을 하는 내내 다 함께 길을 잃었던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풉 웃음이 난다. 각자의 이야기가 서로의 마음속에 쌓여가니 시간이 흐를수록 모임의 의미는 더욱 깊어졌다. 총 7년 여의 시간 중 가장 재미있었던 날은 함께 시집을 낭송하던 날이었다. 사람 많은 카페 테이블 한 귀퉁이에서 우리는 당당하게 한 명씩 돌아가며 기억에 남는 시를 낭송했다. 혼자 읽을 때와 다르게 함께 낭송하고 시를 함께 해석하다 보니 다양한 의미의 숨이 불어넣어져 느꼈던 것보다 훨씬 괜찮은 의미의 시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이런 즐거운 시간들도 순간으로 남겨지고, 맨 처음 얘기했던 것처럼 가끔 난 독서의 권태로운 시간 폭격을 맞아야 했다. 책을 읽는 것보다 모임이 주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책을 읽고 난 이후의 나의 삶엔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내 안의 나만의 생각이 정리가 되고 있는 것인지, 분명히 같은 주제의 책은 몇 년 전에 읽었던 것 같은데 그때 나는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지금의 생각과 그때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의 변화를 전혀 파악할 수 었고 책을 읽는 시간이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증발해버리는 게 아닌지 회의감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내가 독서 권태기를 겪었던 이유

한 마디로 정리해 보자면, 내가 독서를 하는 의미(목적)를 명확하게 나 스스로 정의하지 못했고 그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에 신정철 작가님의 <메모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읽었다. 독서에 대한 회의감 때문에 읽었던 건 전혀 아니었고 흩어져 사라져 버리는 생각들을 내 안에 꼭 잡아두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기록을 열심히 하자며 혼자 기록광되기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그 출발점이 이 책을 읽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책을 읽으며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달았는데 책을 읽으며 내가 느끼는 나만의 생각을 꼭 적어 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까, 지난 다독임 책 중에 기억 남는 책은 한 줄이라도 리뷰를 적었던 책이었다. 그렇지 않은 책은 제목조차 기억이 나지 않기도 했다. 이 책에서 책을 읽으며 메모를 남기는 이 행동을 "메모 리딩"이라고 정의한다.






독서 권태기 탈출을 위한

나만의 생각 기록법

- 메모 리딩


신정철 작가님의 <메모 습관의 힘>이라는 책에서 알려준 메모 리딩의 핵심은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책 내용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거나, 책을 읽고 떠오르는 질문을 적는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매일 들고 다니는 노트에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필사하고 내 생각을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읽으면서 궁금했던 부분은 [?] 부호와 함께 질문을 남겨두기 시작했다. 이렇게 내 생각을 적다 보니 나만의 생각 정리함이 책을 읽을 때마다 생겨났다. 최근에 나는 브랜드/ 마케팅 서적과 자기 계발 서적을 주로 읽고 있다. 특히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실행하는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마인드셋> <레버리지> 등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책을 읽으며 메모 리딩을 하다 보니 똑같이 중복되는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렇게 발견한 핵심 내용들을 삶에 적용시켜보기 시작했다. 독서가 내 삶에도 도움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밀리의 서재' 독서 앱을 활용한

메모 리딩 방법

메모 리딩은 독서 앱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몇 달 전부터 밀리의 서재를 열심히 애용하고 있다. 맨 처음에는 읽고 싶은 책이 별로 없어 자주 찾지 않았었는데, 관심 있는 주제 책을 읽다 보면 관련된 책을 추천해주는데 그게 나에게는 꽤 유용했다. 그렇게 발견해서 너무 잘 읽고 있는 책이 많다.


밀리의 서재 독서 앱으로 메모 리딩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책을 읽다가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형광 펜치고 싶으면 인용문을 누르고, 그 부분에 내 생각을 적고 싶으면 메모를 누르면 된다.


메모를 누른 뒤 코멘트를 남겨두면 나중에 인용문/ 메모 탭에서 내가 밑줄 쳐 놓은 부분과 내 생각들을 스크롤을 내리면서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뒤의 핵심적인 책의 내용과 나의 생각만 촤르륵 남겨지는 셈이다. 이렇게 종이책과 밀리를 하면서 책을 읽는 재미를 다시 소소하게 찾게 되었고, 또 한 번 강조하지만 그 출발은 바로 '내 생각을 꾸준히 정리하는 기록의 힘'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책을 유익함을 위해서 읽지만은 않는다.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어서, 다른 사람들 사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가지각색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을 때는 내가 잊고 있던 마음들을 만나 내 감정들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상상해 볼 수도 있고,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니까. 그렇지만 혹시 나처럼 독서를 하는 시간이 자꾸만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독서 권태기가 오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부터는 책을 읽으며 메모 리딩을 해보면 어떨까? 감히 추천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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