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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시 Apr 30. 2020

내 꿈은 죽는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는 할머니

저는 올해 독립출판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글을 쓰는 일은 즐거워


 나는 스트레스 받을 때면 글을 쓴다. 아무 생각없이 글쓰는 데 집중하다 보면 나를 힘들게 했던 마음의 응어리들이 어느 순간 풀어지고, 글 한 편을 써냈다는 생각에 성취감까지 느껴져 기분 좋은 마음으로 잠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글을 쓴 뒤에는 내 글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힘들었던 마음이 모두 치유가 되기도 했다. 나, 그리고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정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글이 가진 긍정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글쓰기가 참 좋다.







제 꿈은요,

는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는 할머니입니다


 년 전, 꾸준히 쓰는 습관을 가지고 좋은 글을 짓고 싶다는 마음은 컸지만 현실적으로는 현업에 집중한 나머지 꾸준히 쓰는 것이 쉽지 않아 우울했던 날들이 있었다. 그 시절에 '가끔 쓰는 이다솜'님의 글을 보게 되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글을 쓰냐며 궁금해하던 친구들이 있었다면서 그녀는 아래의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자질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적어도 꿈을 포기하지 않을 자신은 있다.




지난 달에는 김민식 PD님의 <매일 아침 써봤니?> 라는 책을 읽었다. MBC의 드라마 PD인 그는 현업에서 쫓겨나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칼럼니스트가 되었고 거기에 강연까지 하게 되셨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니 능력을 인정받게 되었고, 자신의 강력한 무기가 된 것이었다.


인세를 유산으로 남기는 법, 간단합니다.
죽을 때까지 꾸준히 글을 쓰면 됩니다.
큰돈은 아니더라도
'아버지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키보드를 놓지 않으셨어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건 인세가 아니라
그 태도입니다.


다솜님과 김민식 작가님 글을 읽으면서 나도 죽는 순간까지 꿈을 포기하지 말고 펜을 놓지 않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꿈을 포기하지 않을 자신은 있다는 마음을 평생 간직하자고 다짐했다.







꾸준히 쓰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올해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목요일마다 온라인 글쓰기 모임을 하게 되었다. 2년 전에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도 너무 좋았는데, 온라인 모음만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글을 쓰는데 오롯이 집중을 할 수 있어 참 좋은 방법이구나를 깨닫고 있다. 나까지 포함해서 총 8명의 인원이 함께하고 있는데 모두 다 열심히 목요일마다 모여 글을 쓰니 더 신이 나서 쓰고 싶어지게 하는 효과까지 있었다.


꾸준히 글을 쓰는 것 뿐만 아니라, 올해는 몇 년 동안 꿈꿔왔던 독립출판을 꼭 내보자는 목표를 세웠고 한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책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목차를 짜보고, 제목을 붙여보고, 글을 모아보고, 초고를 작성한 뒤, 책을 만들기 위한 원고를 다시 작성해 보는 것. (아직 원고를 작성하는 단계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글 한 편이 아니라, 글이 여러 편이 엮인 하나의 책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정말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이런 글들이 정말 누군가에게 읽힐 수 있을까, 도움이 되는 책일까, 너무 글이 짧은 것은 아닐까, 순서는 이렇게 배치해도 괜찮을까, 제목을 뭐라고 지어야 이 책의 내용을 온전하게 잘 담아낼 수 있는 걸까 등등 고민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고민의 시간을 길어졌고 원고를 작성하는데 도무지 진도가 나갈 생각을 하질 않았다.


매일 두 꼭지씩 글을 써서 총 18-20편 정도의 원고를 이번주까지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매일 그 전날 쓴 글을 다시 펼쳐보면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생기고, 이걸 누가 읽을까 싶은 마음이 앞서면서 썼던 글을 다시 쓰다 보니 글을 쓰는 데 당최 속도가 붙지 않는 것이었다. 회사에서도 일이 많아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날이었다. 피곤에 지쳐 침대에 쓰러졌는데 오늘 쓰기로 했던 원고를 쓰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중인 꿈을 마주하자마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우울함이 덮쳐왔다. 올해는 꼭 책을 내겠다고 사방팔방 떠들고 다녔는데, 올해도 또 책을 만들지 못하게되는 건 아닐까 내가 정말 책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마음에 솟아났던 것이다.



 꿈,

독립출판을 할 수 있을까요?


그 다음날, 출근길 밀리의 서재를 보다가 '피니시'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들어온 문장들은 어제 나의 고민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나를 응원해주고 있었다. 평소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 탓에 내려 놓는 법을 잘 모르는 나에게 너가 정말로 책을 만들고 싶다면 이 과정을 즐겨라, 그리고 완벽함을 쫓지 말고 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라!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목표를 성취하고 싶다면, 시작한 일을 끝까지 해내고 싶다면,
우리는 '완벽주의'를 저 문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
즐겨야 하며, 목표를 절반으로 줄이기도 하고,
어떤 목표를 포기할지, 어떤 것을 나중으로 미룰지도 정해야 한다.





이 과정을 지나가면서 책을 쓰는 모든 분들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ㅎㅎ

그들의 뒤를 따라 과연... 저는 독립출판을 피니시할 수 있을까요? :-)

모두 다 함께 기대해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 흐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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