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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시 May 07. 2020

기록은 내 삶을 관찰하기 위한 아주 좋은 도구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한 기록의 중요성






기록이란 건,

더럽혀진 마음을 모두

노트에 토해내는 과정


어렸을 때부터 매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기다리는 12월이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었다. 다이어리를 장만하는 것. 다이어리를 사는 순간에는 늘 같은 다짐을 했다. 올해는 꾸준히 잘 써야지. 하지만 12월이 되어 다이어리를 펼쳐보면 처음 몇 달만 열심히 작성하거나 띄엄띄엄 간헐적으로 다이어리를 작성해서 도대체 지난 1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 길이 없었다. 매년 같은 과정을 반복하다 1년짜리 다이어리는 나에게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신 A5 얇은 노트 한 권을 들고 다녔다. 매일 기록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적고 싶은 것들이 생각날 때, 마음이 내킬 때 적어보자는 마음에서였다. 모아 두고 보니 주로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기록을 남긴 것 같았다. 마치 쓰레기 버리듯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더럽혀진 마음들을 노트 여기저기에 던져두었다. 그때 내 노트는 감정의 쓰레기통 같은 것이었다. 힘든 일들 투성이었고, 내일을 노래하는 희망이나 목표 등 내 삶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기록광을 만나며

나의 기록법에 변화가 찾아왔다


 2019년 초쯤, 회사에서 인터뷰 프로젝트를 하게 됐다. 회사도 열심히 다니면서 자신의 삶도 열심히 살고 있는 열정러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는 일이었다. 그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 당시 배달의 민족 마케터였던 '숭'님을 처음 만났다. 비슷한 업계의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발산하는 숭님을 보면서 와, 정말 대단하시다!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했을 때, 그녀에게서 굉장히 뜨거운 온도를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그녀는 왜 기록을 시작했으며 그녀만의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주었다. 3,4년 정도 일에 매진하다 어느새 뒤를 돌아보니 나를 모두 잃어버린 기분이었다며 그 감정을 느끼고 난 뒤부터 기록을 시작했다고 했다. 지금은 밥을 먹다가도 좋은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수첩을 꺼내서 받아 적다 보니 지인들에게 '밥 먹다 수첩에 쓰는 애'가 되었을 정도로 기록이 습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직접 자신의 아이패드를 꺼내어 우리에게 보여주었는데 어느 강연의 내용들이 글, 사진, 그림 구분 없이 그녀만의 방법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녀의 기록은 글에서 그치지 않았다. 식사를 하러 들른 가게에서 발견한 리플릿 한 장도 쉬이 넘겨 버리지 않고 집으로 가져와 수첩에 오려 붙여둔다던지, 예쁜 명함이 있으면 가지고 오는 등 수집을 통한 기록도 열심이었다. 이미지화된 출력물들을 수집하는 것도 기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배웠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친구들을 만나며 우정을 쌓듯 그녀는 자신의 생각들을 열심히 기록하며 자기 자신과 진한 우정을 쌓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기록은 내 삶을 관찰하기 위한

아주 좋은 도구


 숭님을 만난 이후로 나도 기록을 나의 습관으로 만들어 나만의 기록법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생각을 할 무렵, 신정철 작가님의 <메모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메모는 삶에 의미를 더하고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말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메모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그 자료에 내 생각을 덧붙여 나가면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시켜 나가는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둔 신정철 작가님의 책을 보며 기록에 대한 의지는 더 활활 불타올랐다.


결국 우리가 삶에 의미를 더하고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매일의 이야기에서 의미를 찾고 그것을 내 안의 것으로 만들어 갈 뿐이다.
- 신정철 작가, <메모 습관의 힘> 중에서
메모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내 생각을 적어나가면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고, 글을 쓰면서 나만의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메모는 나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다주는 도구가 되었다. 그리고 바라지 않았던 부수적인 성과까지 얻었다. 나는 메모를 통해 내 마음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메모는 나를 관찰자로 만들었고, 내 삶을 바라보고 방향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 신정철 작가, <메모 습관의 힘> 중에서









 나는 다시 1년을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매일 들고 다니는 가방에는 이제 A5 노트와 다이어리가 늘 함께 한다. 다이어리에는 한 해의 목표를 계획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하루하루의 계획들, 그리고 그 계획을 실행하면서 겪고 있는 생각들을 적어나가며 철저하게 나를 관찰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A5 노트에는 책을 읽거나 강연 등 외부에서 얻는 인사이트들을 정리하며 궁금한 질문들을 적어두거나 내 삶에 적용시키고 싶은 포인트들을 정리해둔다. 다양한 정보들이 혼재되며 한 달 전의 생각이 오늘의 생각과 연결되기도 하고 더 확장되어 나가기도 한다. 이렇게 1년 동안 기록을 하면 내 인생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며, 내 생각들은 또 얼마나 더 자라 있을까?



회사에서 일만 하면서 나를 잃는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

불안한 마음이 자꾸 불쑥불쑥 나타나는 사람들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일상의 기록을 습관화시켜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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