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쌤의 목소리가 요가원 창문을 뚫을 기세로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정신을 번쩍 차리고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니 위태롭게 서있는 한쪽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곧바로 엄지발가락, 선생님의 요가매트 모서리, 뽈록 삐져나온 허벅지 살 등 내가 집중하고 싶은 거울 속 한 곳을 포인트로 지정해두고 집중해서 쳐다보기 시작했다. 눈동자에겐 단 1초의 움직임도 허락하지 않는다.
ⓒ Choi Yesi
요가할 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작은 나무 자세
요가의 나무 자세는 나무가 땅에 뿌리를 박고 우뚝 서 있는 모습과 유사한 동작이다. 한 다리로만 서서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이제 막 요가를 시작한 초보요가러들은 어려워하는 동작이다(물론 더 어려운 동작들이 많기는 하지만). 내 평생 한 다리로 서볼 일이 얼마나 자주 있겠는가. 동작이 익숙하지 않은 회원님들은 마치 거센 태풍에 맞서는 나무들처럼 온몸이 좌우 앞뒤로 휘청거린다. 그러다 한 회원님의 나머지 한쪽 발이 바닥에 떨어지려는 그 찰나, 혹 내가 한 점만 보고 있지 않았더라면 내 몸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다 같이 흔들흔들. 흔들 댄스 삼매경에 빠진다. 그럴 때마다 유니쌤은 큰 소리로 말했다. "내 갈길만 가세요! 나한테만 집중하세요!"
나에게만 집중하기
쉽지 않아요
한 점만 쳐다보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온몸의 흔들림을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아주 잠깐 시선을 돌리는 순간, 바로 쓰러져 버린다. 인생을 살면서도 시선을 돌리는 순간이 많다.
"이 사람은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와 이 사람은 이런 것도 했네?"
내 인생이 아닌 타인의 삶에 시선을 돌리고는 내 인생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비교를 하면서 우리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는 왜 이렇게 밖에 못 살고 있는 거지?"
"어차피 나는 안될 거야."
충분히 나름대로 나만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음에도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존감을 스스로 낮추거나 하고 싶었던 일들을 잊어버리거나, 혹은 미리 쉽게 포기해버리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만 한다면 우리는 계속 위태롭게 흔들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요가 동작을 수련하듯, 나에게 집중하는 방법 또한 훈련해야 한다.
ⓒ Choi Yesi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하는 방법
첫 번째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는 것!
우리는 모두 다 각자의 길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비탈길로, 또 누군가는 쪽 길로, 또 누군가는 넓은 대로변으로 걸을 수 있겠지요. 가지각색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우선 딱 한 가지만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 '목표'라는 한 점에만 집중해 보세요. 다른 사람으로 시선을 옮기는 순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따라 흔들릴 겁니다.
인생은 카메라와 같다. 중요한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중에서 -
두 번째는, 내 안에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이 필요해요!
한 번 나무자세를 성공하기 시작하면, 더 열심히 집중하고 싶어 집니다. '오늘은 꼭 저번처럼 흔들리지 않겠다. 그다음 수업에서는 응용 동작에서도 흔들리지 않겠다. 눈을 감고도 흔들리지 않겠다. 고개를 돌려도 흔들리지 않겠다.' 점점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작은 성취감들을 하나하나 쌓으며 꾸준히 반복, 반복, 반복 연습을 해주세요. 그러면서 내가 실행하는 것들에 재미가 생기고 해냈다는 마음 덕분에 또다시 그다음 단계에 자연스럽게 도전하고 싶어 집니다.
마지막은, 나의 지금 이 모습도 충분합니다. 스스로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아무리 열심히 연습을 하더라도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은 수업에 꼭 있더라고요. '아 나도 저 동작까지 꼭 해보고 싶었는데, 잘 안되네'하며 좌절할 수 있겠지만 하루하루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에 많이 많이 칭찬해 주세요! 저는 칭찬에 참 인색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친구는 늘 한결같이 말했어요. "우와, 이번에는 또 이렇게 많이 늘었는데 도대체 뭐가 맨날 부족하다는 거야? 나는 나한테 굉장히 관대한데~ 너 스스로에게 칭찬을 좀 많이 해줘~ 예시 이즈 이너프!" 그 이후로 저는 하나의 작은 성취를 이룰 때마다 외칩니다 "예시 이즈 이너프!"
요가를 배우면서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도 많이 튼튼해졌습니다. 몸을 직접 움직이며 인생의 힌트들을 얻었어요. 하루하루 힘겨웠던 부분들이 생길 때마다 요가를 하면서 그 과정은 당연한 것이구나, 라는 것을 깨닫고 위로를 많이 받았지요. 삶에선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 당연해서 무시했던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달까요. 혹시 요즘 자신 스스로를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마음이 괴롭고, 자주 좌절하게 된다면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한 가지를 적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