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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시 Jul 05. 2018

함께 글을 쓴다는 것은

‘퇴근하다 말고’의 두 번째 글쓰기






하루는 이토록 더디게 흘러가건만 한 달, 일 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것을 체감하는 요즘이다. 설렜던 ‘퇴근하다 말고’의 첫 시작은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고 우리는 두 번째 모임을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 네 명은 모두 글쓰기 모임을 처음 해보는 까닭에 매 모임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글을 써보고 우리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보기로 했었다. 오늘은 아쉽게 함께하지 못한 J가 추천한 책 <용감한 글쓰기 노트>에서 주제를 선택했다. 이 책은 글감이 될만한 질문 240개가 적혀있는 책이었다. 우리는 각자 원하는 페이지를 랜덤으로 펼쳐서 나온 3개의 주제 중 원하는 주제로 글을 쓰기로 했다.




이상원 교수의 글감 240 <용감한 글쓰기 노트>




우리에게 던져진 3개의 질문은 아래와 같았다. 글쓰기가 아니라 생각 자체가 정리되지 않는 질문도 있었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도 있었다.







그중 나는 ‘183 기억에 남는 여행을 떠올려보고 여행기를 쓰라’는 주제를 선택했는데 평소에 여행을 다녀온 뒤에 후기를 가끔 적어봤던 터라 쉽게 생각했던 건 나의 큰 오산이었다.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 동안 고작 2개의 문단만 작성한 건 안 비밀...



2년 전 혼자 떠난 치앙마이에서 현지인 친구를 만났던 특별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는데.. 도입부터 난관에 봉착했고 친구와의 6박 7일간의 에피소드를 떠올려보니 도대체 무엇부터 적어야 하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도대체 무엇인 걸까, 왜 내용 자체가 정리가 안될까 등등의 고민으로 문장의 늪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그 친구를 떠올리면 여전히 그때의 감동과 여운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그때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왜 그 풍경들은 도대체 문장으로 표현되지 않는 것인지, 비루한 내 글쓰기 실력을 깨닫고 좌절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한 시간 반은 훌쩍 지나갔고 낭독의 시간을 가지며 각자의 문장 속으로 여행을 떠났다. K의 글은 듣고 있으면 눈 앞에 한 편의 영상이 펼쳐지듯 묘사가 섬세하다. 한 가지 주제로 짧은 시간 안에 글을 마무리하는 그녀를 보니 나는 글을 쓰는데 꽤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것을 느낀다. S의 글은 늘 간결하고 유쾌하다. 그녀의 문장에는 사이다처럼 톡 쏘는 탄산 같은 것이 느껴진다. 똑 부러지고 잔소리 많은 동생에 대한 에피소드를 임팩트 있는 인트로로 시작한 S의 글을 들을 때는 글의 시작이 얼마나 읽는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함께하는 글쓰기 모임을 하며 혼자 썼을 때는 절대 알 수 없었던 것들을 느낀다. 같은 주제로 글을 쓰다 보니 사람에 따라 얼마큼 글이 달라질 수 있는지,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나의 글쓰기는 어떤지를 돌아보게 해준다. 일기 쓰듯 끄적이던 글쓰기에 부족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생겨난다.


오늘도 ‘퇴말고’를 함께 해주는 횐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오늘 퇴말고 주제 '기억에 남는 여행기'는 아래에서 보실 수 있어요!

https://brunch.co.kr/@yesi2ufb/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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