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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시 Aug 14. 2018

광고회사를 다니며 내게 가장 어려운 일

그 아이디어 확신합니까?





나는 광고회사에 다닌다. 일을 하며 무수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지만 그중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우리가 나아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는 것’이라 대답할 것 같다.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어 제안을 준비하게 됐다. 브랜드가 직면한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적절한 해결책을 모색하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과 세부 운영 플랜을 기획하는 단계이다. 수학처럼 정해진 공식에 우리의 문제를 넣었을 때 뚝딱 정답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광고의 세계에는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기에 마음껏 크리에이티브를 펼쳐나갈 수 있다는 즐거움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그 결과를 확신할 수 없기에 제안할 때면 언제나 스트레스가 동반된다.


몇 주 전부터 팀원들과 함께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액션을 취하면 좋을지 미팅을 통해 무수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좋은 것 같다며 신나서 얘기하다가도 한 가지 의문이 생겨나면 ‘이게 될까?’ 나도 모르게 자꾸만 의심을 하게 됐다. 효과가 없으면 어쩌지, 그냥 돈을 버리게 되는 건 아닐까, 반응이 없으면 어쩌지. 실패가 없는 정답을 만들어야겠다는 바보 같은 강박에 시달렸다. 퇴근을 해도 불안의 늪에 허덕였다.




그런 순간마다 팀장님은 언제나 구세주처럼 나타났다. 이러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잘될 것 같은데? 팀장님의 확신에 가득찬 간단명료한 해결책에 그간 품어왔던 부정적인 의심들이 단숨에 사라졌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새 모두 도망가고 잘될 것 같다는 희망으로 가득 차올랐다.


그녀가 가진 확신의 비결은 무엇일까. 수많은 경험? 논리적인 기획? 자신감? 모르겠다... 팀장님을 보며 오늘도 생각한다.


역시,

난 아직 멀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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