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99%가 죽을 때까지 고민하는 질문
젊음의 절정으로 빛날 삼십 대를 생각하면 황홀해졌다. 그래서 그때는 서른 살이 넘으면 인생을 견뎌내기가 훨씬 수월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서른셋씩이나 되고 보니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삼십 대는 빛나지도 않고 젊음의 절정도 아니며 여전히 바람과 파도가 아슬아슬하게 키를 넘기는 태풍 속일 뿐이다. 안정적인 궤도라는 것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루어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삶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가슴을 짓누른다.
- 서유미 작가 <쿨하게 한 걸음> 중에서
나도 내 마음을 또렷이 알 수 없었다. 일단 회사는 그만두기로 한 것이고 그렇다면 왜 다른 회사를 고르는데 이토록 까다롭게 구는 것일까. 길은 의외로 많았다. 하지만 삼십 대가 되니 나도 어쩔 수 없이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을 나누게 된다. 하고 싶은 것은 이상하게도 갈 수 없는 길에서 반짝이는 기분이다.
- 서유미 작가 <쿨하게 한 걸음> 중에서
이렇게 나이에 얽매이고 뭔가 시작해 보기도 전에 걱정부터 하다니. 지금까지 아무것도 아닌 채로 살아온 것처럼 결국 또 시간을 허비하며 살아갈 게 뻔한데도 나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거나 공부를 더 하거나 멀리 떠나는 것에 대해서는 계속 유보하기만 한다. 이정표와 목적지가 사라진 도로 위에 망연히 서 있는 기분이었다.
- 서유미 작가 <쿨하게 한 걸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