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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예신 Dec 16. 2022

다다즈 NFT, '굉'스러운 팬덤의 비결은?

How DADAZ NFT is building its fan base

최근 다다즈(DADAZ)라는 국내 NFT 프로젝트가 주최한 연말 파티에 다녀왔다. 다다즈 파티 정보는 최근 열심히 활동 중인 한 크립토 커뮤니티를 통해 우연히 접했다. 파티 참석을 결정하는 데는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 다다즈의 팬덤이 탄탄해 보였고, 파티 참석 예정 인원도 꽤 많을 것 같았다. 마침 파티가 열리는 시간에 별다른 스케줄도 없었다. 이날 마니또 선물 나눔을 한다길래 나도 적당한 선물을 준비해갔다.


파티가 열린 언커먼갤러리는 'AI네트워크'라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겸 네트워킹 공간이다. 오전 세미나 일정을 마친 후 커뮤니티 멤버들과 방문한 언커먼갤러에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입구에서 준비한 선물을 제출하고 마니또 선물 교환에 필요한 표식과 입장용 밴드를 받았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핑거푸드를 먹고 마시며 네트워킹을 하고 있었다. 다들 이미 서로 친분이 있는 듯 했다.  

다다즈 NFT 연말 파티 현장. 맨 오른쪽 사진이 다다즈 작가다(사진 출처=다다즈 작가 인스타그램)

이런 분위기의 연말 파티는 실로 오랜만이었다. 좁디 좁은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서로의 정보와 근황을 공유하며 관계를 쌓는 행위가 매우 중요하다. 컨퍼런스나 세미나도 네트워킹하기 좋은 기회지만, 사람들과 가볍게 어울릴 수 있는 연말 파티만한 기회는 아마 없을 것이다. 다다즈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프로젝트라 그런지 파티장은 수많은 '다다즈팸' 혹은 '뉴비'들로 북적였다. 사교 활동을 좋아하는 '크립토 인싸'들에게는 아마 이만한 장소가 없을 것 같았다. 나도 블록체인 기자로 일할 때의 경험을 되살려 일단 얼굴부터 들이밀고 인사를 건넸다.

다다즈 NFT 파티에 준비해간 선물(왼쪽)과 내가 받은 선물(시계)

다다즈 NFT는 작가가 지인들에게 선물해준 그림이 시초라고 한다. 이 그림이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다다즈 작가는 커뮤니티 참여자 중 몇 명을 추첨해서 두세 점씩 NFT를 선물해주기 시작했다. 다다즈 NFT는 기본적으로 프로필용 NFT(이를 PFP NFT라고 한다)를 지향한다. 고릴라, 벌레, 물개, 고양이 등 나와 전혀 상관없는 여타 NFT와 달리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이렇게 PFP NFT로 시작된 다다즈 프로젝트는 삽시간에 입소문을 탔다.

다다즈 NFT. 맨 왼쪽은 내가 선물받은 NFT다.

다다즈 NFT의 퀄리티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작가가 각각의 NFT를 구상하고 제작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색감, 구성, 터치감이 재밌고 깔끔하다고 느껴졌다. 미학적 해설이나 미사여구를 굳이 덧붙이지 않더라도 작품 자체에 고유한 캐릭터가 있었다. 나도 얼마 전 다다즈 NFT를 선물 받았는데 그림의 결이며 색감이 맘에 쏙 들었다. 다른 이들이 받은 다다즈 NFT들도 마찬가지로 작가의 정성과 내공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고릴라나 벌레가 아니라 '나'를 재료로 한 NFT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다즈 NFT는 트위터에서의 반응이 특히 폭발적이었다. 다다즈 NFT를 선물 받은 이들은 태그를 걸고 2차 창작물을 트윗하면서 서로 활발하게 소통했다. 특히 '굉'이라는 밈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실 굉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 단지 발음이 재밌을 뿐이다. 그런데 다다즈 커뮤니티는 이 굉을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 재생산하며 그들만의 재미를 향유했다. 새로 다다즈 NFT를 받은 홀더가 트위터에 감사 인사를 올리면 기존의 다다즈 홀더들이 일제히 '웰컴굉', '굉축', '굉컴' 같은 트윗을 날리며 환영해준다. 다다즈 작가 또한 신규 홀더의 트윗을 끊임없이 리트윗하고 공유했다. 내 트위터에도 엄청난 양의 '굉'이 쌓여있다.

엄청난 환영'굉'. 얼떨떨할 정도로 반겨준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다즈 작가는 온라인에 머물러 있던 다다즈 홀더들을 오프라인으로 데려왔다. 2차 창작물을 기반으로 한 밋업과 전시회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한 것이다. NFT가 웹3의 산물이라고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꼭 온라인에서만 이뤄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메타버스가 유행이라곤 하지만, 얼굴을 맞대고 무언가를 먹고 마시며 나누는 대화의 경험과 밀도는 분명 온라인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다다즈 작가의 이런 기획 덕분에 다다즈 홀더들은 직접 만나 소통하며 '다다즈팸'으로서 정체성을 끈끈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


작가의 인터뷰에 따르면 다다즈는 '다다이즘'의 다다에서 영감을 받은 표현이다. 다다이즘은 전통 예술의 규범, 규율, 이성, 논리 등을 부정하는 예술 사조다. 기존의 예술처럼 작가의 고상한 세계관, 철학, 관점 등을 담는 것을 거부하고 그저 공(空) 혹은 무의미함을 지향한다. 그런 공의 상태 속에서 예술가는 전통 예술의 굴레에서 해방되어 자신의 생각, 감정, 상상 등을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내가 다다즈 NFT에 대한 관점을 글로 남기고 공유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다다즈의 세계관 속에 옳고 그름이란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올해 처음 등장한 다다즈 NFT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온오프라인에서 팬덤을 확장시켜 나가는 모습은 분명 국내 NFT 시장에서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떡상과 떡락, 파산과 폭락이 판치는 크립토 시장 속에서 모두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는 아직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이 다다즈 프로젝트가 눈에 띄는 건지도 모른다. 다다즈 작가님을 비롯해 굉포터즈(다다즈의 서포터즈)들이 앞으로도 무의미와 재미로 특유의 '굉'스러움을 빚어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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