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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예신 Jul 28. 2024

왕초보를 위한 금 투자법 5가지(2):금현물·선물ETF

앞선 글에서는 KRX 금 현물 계좌를 통해 금에 투자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증권사 계좌만 있으면 손쉽게 개설하고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금에 투자할 방법은 몇 가지 더 있다. 이 글에선 3가지 방법을 더 다룰 것이다. 




1. 국내 상장 금 현물 ETF


KRX 금 현물 계좌와 함께 같이 보면 좋은 금 투자 상품으로는 국내 금 현물 ETF가 있다. ETF(상장지수펀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특정 지수(KRX 금 현물 지수)를 추종한다. 현재 국내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 중인 ACE KRX 금현물 ETF가 유일하다. 


ACE KRX 금현물 ETF의 지난 1년간 가격 추이는 아래와 같다. 올해 들어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른 게 보인다. 7월 26일 기준, 현재 ACE KRX 금 현물 ETF의 1주당 가격은 약 15,110원이다. 1주당 가격이 저렴하다. 그래서 금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부담이 적다. 약 15,000원으로 금 투자를 시도할 수 있다.


ACE KRX 금 현물 ETF 가격 추이


먼저 ACE KRX 금현물 ETF의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글 1편에서 소개한 KRX 금 현물 계좌를 활용한 투자 방법과의 차이점 중 하나는 결제다. KRX 금 현물 계좌에서 매도한 대금은 당일 들어오지만, KRX ETF의 경우 매도한 날을 포함해 3영업일 뒤에 매도 대금이 들어온다.  


또다른 차이점은 IRP(개인형퇴직연금)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IRP와 ISA는 세제 혜택이 좋다. 그래서 금에 투자하면서 세제 혜택도 받고 싶다면 IRP와 ISA에 ACE KRX 금 현물을 담으면 된다. 


국내 상장 금 현물 ETF 특징


ACE KRX 금현물 ETF 투자자가 알아야 할 상식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국내 상장 금 현물 ETF라고 하니, 마치 국내 금 시세를 추종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국제 금 시세를 반영한다. 


즉, ACE KRX 금현물 ETF는 증권사 플랫폼에서 원화(KRX)로 사고팔 수 있지만, ETF의 시세는 달러원 환율이 반영된 가격이다. 그래서 ETF 자체의 가격이 오르더라도,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 환차손을 입을 수 있다.


이밖에 세금과 비용도 발생한다. 먼저 매매 수수료와 배당소득세가 있다. 각자가 사용하는 증권사 플랫폼에서 ACE KRX 금 현물 ETF를 사고팔 때 매매 수수료가 발생하고, ETF를 매도하여 거둔 차익에 부과되는 배당소득세가 있다. 매매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다른데, 내가 사용하는 NH 나무증권 MTS에선 0.01%다. 그리고 배당소득세는15.4%가 부과된다. 

ETF 운용 보수도 발생한다. KRX 금 현물 계좌를 통해 금에 투자할 때는 운용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ACE KRX 금 현물 ETF는 펀드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사에게 운용 보수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연 0.5%로 책정돼 있다. 만약 연초에 1000만 원을 투자해서 연말에 1300만 원이 된다면, 1300만 원의 0.5%인 65,000원이 수수료로 나간다는 소리다.



2. 국내 상장 금 선물 ETF



다음으로 금 선물 ETF다. 선물(Futures)은 초보자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다뤄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선물 상품은 금융 시장 참여자들이 마주치는 여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보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선물에 대해 먼저 다뤄야 금 선물 ETF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선물의 개념은 농부와 농산물 도매상의 배추 거래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농부 B씨는 올 가을 풍년이 찾아와 배춧값이 폭락할 거라 예상하고 있다. 반면, 농산물 도매업자 A씨는 올 가을 흉년이 들어 배춧값이 폭등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현재 배춧값은 1포기에 1만 원이라 가정).



농부와 도매업자는 모두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고 싶어 한다. 이럴 때 두 사람은 선물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예컨대, 도매업자 A씨는 올 가을 배추 출하일(계약 만기일)에 배추를 현재 가격인 1만 원에 사고, 농부 B씨는 올 가을 출하일에 배추를 1만 원에 파는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만약 올 가을에 A씨의 예상대로 농산물 시장에서 배춧값이 포기당 1만 5000 원으로 뛴다고 가정해보자. 그럼에도 A씨는 사전에 맺은 계약대로 배추를 포기당 1만 원에 살 수 있다(총 구매 가능한 배추 포기는 계약에 따라 상이함). 덕분에 A씨는 포기당 5000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올 가을 농부 B씨 예상대로 배추 가격이 시장에서 포기당 5000원으로 하락하면 어떻게 될까? 그럼에도 B씨는 사전에 맺은 계약대로 배추를 도매업자 A씨에게 1만 원에 팔 수 있다. 덕분에 B씨는 배추 출하 가격의 하방을 적당히 방어할 수 있다.


금 선물도 기본적으로 이와 같다. 금 매수자와 매도자가 있고, 각자가 생각하는 미래의 금값이 다르다. 매수자와 매도자는 현재 시점에서 합의한 거래 가격을 미래에 이행하기로 계약을 맺는다. 원론적으로 금 선물 계약은 이런 식이다.


물론 우리 같은 일반 투자자가 금 선물 계약을 직접 맺어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그냥 ETF 매매하듯이 그냥 증권사 플랫폼에서 사면 된다. 선물 계약과 관련한 작업들은 자산운용사들이 다 처리한다. 금 선물 계약들을 매수하거나, 만기가 다가오는 계약을 미리 청산하거나, 만기가 남은 선물 계약들을 편입(롤오버)하는 등의 작업은 우리가 신경쓸 필요가 없다.


금 현물과 선물에 관한 좋은 글은 다음을 참고하면 좋다. 굉장히 쉽게 잘 설명해두었다. 


국내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는 대표적인 금 선물(골드 선물) 상품은 아래와 같이 크게 2가지이다.


출시연도나 평균 거래량을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가 확실히 유리하다. 운용 수수료는 비싼 편이지만 평균 거래량이 넉넉하다. 그래서 시장에서 매매가 잘 될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이쯤에서 이렇게 묻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어휴 복잡해...
아니, 그냥 금 현물에 투자하면 되지 뭐하러 금 선물에 투자하나요?


이유가 있다. KODEX 골드선물 (H)와 TIGER 골드선물 (H)에 붙어 있는 (H)에 비밀이 있다.


(H)는 '환헷지'를 의미한다. 달러원 환율을 고정시켰다는 의미이다. 덕분에 이러한 환헷지 상품은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이나 환차손이 없다. 금 시세만 신경 써서 투자하면 된다는 얘기다. 반면 앞서 설명한 KRX 금 현물이나 금 현물 ETF는 모두 달러 표기 국제 금 시세를 따르기 때문에 환차익/환차손 가능성이 존재한다.


골드 선물(H)의 특징은 아래의 표와 같다.


일단 각종 세금과 비용이 많다. 주식형 ETF가 아니기 때문에 매매 차익을 거둘 경우 양도 소득세 15.4% 떨어져 나간다. ETF인만큼 자산운용사들이 운용 보수도 떼어가고, 이걸 매매할 때 증권사에 거래 수수료도 줘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설명한 '환헷지'를 하는 데 환헷지 비용이 발생하며, 롤오버를 하는데도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 


이렇게 많은 비용과 수수료를 감수하더라도 금 선물 ETF의 시세가 큰 폭 상승할 거라 전망한다면 과감히 매매해보는 것도 좋다. 




3. 미국 상장 금 현물 ETF


다음으로 미국 상장 금 현물 ETF이다. 앞서 설명한 ACE KRX 금 현물 ETF와 구조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이므로 당연히 달러로 매수해야 하며, 거래량과 운용 수수료도 다르다. 현재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요 미국 금 현물 ETF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단연 스테이트 스트리트와 블랙록이 운용하는 금 현물 ETF가 눈에 띈다. GLD는 거래량도 제일 많고 운용 수수료도 제일 비싸다. 그 다음으론 블랙록의 IAU이다. 거래량은 GLD보다 살짝 못 미치지만 운용 수수료가 저렴하고 수익률도 더 좋다.


그러나 처음 미국 금 현물 ETF에 투자하는 분이라면 GLDM이나 IAUM을 사는 게 좋다. GLD와 IAU의 미니 버전인데, 거래량은 적지만 미국 상장 ETF이기에 유동성은 충분하다. 마치 유명 S&P 500 지수 ETF인 SPY의 미니 버전 SPLG과 같다. 수익률은 살짝 낮지만 그래도 수수료가 저렴한 걸로 퉁칠 수 있다.


미국 상장 금 현물 ETF의 장점과 단점도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역시 미국 ETF인만큼 양도소득세가 비싸다. 매매 차익 중 250만 원을 제외한 금액에 무려 22%를 과세한다. (참고로 국내 금융당국은 국내 주식형 ETF의 매매 차익에는 과세하지 않는다). 미국 주식, 미국 ETF는 국장보다 월등히 낫지만 세금이 비싼 게 흠이다(이러니 사람들이 코인을 하지). 


미국 상장 금 현물 ETF에 투자해보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하면 좋다. 달러원 환율이 떨어졌을 때(원화 강세), 환전 우대율이 100%에 가까우면서 거래 수수료가 저렴한 증권사 MTS를 통해 ETF를 사되, 주당 가격이 단기 이동평균선 근처에 왔을 때 ISA에서 사시라. 


다음 글은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며, 금광주에 대해 다뤄볼 것이다. 


주식, ETF, 채권, 원자재, 코인 투자 그리고 다양한 경제 시사에 대한 잡썰(치곤 알맹이 있는 얘기)을 아래 스레드에서도 많이 공유하고 있다.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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