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높은 확률로 처절한다.
어릴 때부터 우리가 인생에 대해 배우는 건 버티는 거라는 것 밖에 없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에서, 믿지 못할 가족에게서, 그보다 더 믿지 못할 내게서 얻어갈 건 실망밖에 없다.
꿈을 꿨다.
후회로 가득한 내 과거의 욕망으로 칠해진 꿈.
한낱 꿈에서조차 어찌할 줄 모르는 내가 싫다.
나는 언제쯤 남들이 볼 때 괜찮은 사람이 될까.
나만 아는 나의 모순들이 나를 사무치게 외롭게 한다.
왜 내 인생은 번져진 잉크처럼 지저분하고도 지워지지 않을까.
언제쯤 혼자여도 괜찮은 사람이 될까.
이런 질문들에 답을 내리기엔 나는 아직 너무 어리다.
어리다 못해 앳되다.
언젠가 꽃 피우고 열매 맺을 그때를 그저 하염없이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