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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아내 중 누가 잘해야 할까?

제가 지난주 브런치에 올린 글이 조회수 7만을 넘어서며 댓글이 많이 달리길래 웬일인가 싶어 보니, 저에 대한 악플 일색이네요.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은 안 그러실 텐데,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그 글을 보고 혐오남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SNS 활동을 해오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네요. 


그분들 말씀대로 저 나쁜 놈이었습니다. 형편없는 놈이었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래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글 올린 겁니다. 잘 못하면서 잘하는 체하는 게 아니라 잘 못하고 있으니 잘 못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다들 그러신 것처럼 가정생활은 잘 못하잖아요. 저만 그런가요?


골프 사건은 20년도 넘은 얘기입니다. 그때는 기업체 임원으로 집은 잠만 자는 곳이었던 그런 시기였습니다. 그때는 회사 일이 우선이었죠.


그러나 지혜로운 아내 만나서 아내 덕분에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깎여서 오늘날 가정행복코치까지 되었습니다. 그 형편없던 제가 말이지요. 그럼에도 과거의 못된 습관이 잘 안 없어지더라고요. 마음은 원이로되 죄된 습관은 여전히 우리를 지배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제게 긍정 스트로크 해줘서 제가 제자리를 찾아오게 만듭니다. 만약에 제 아내가 제 못된 행실을 트집 잡아 시시비비를 따졌다면, 비난하고 잔소리했더라면 제가 순한 양 같이 굴었을까요? 대부분의 남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부부 중 누가 잘해야 할까요? 남편? 아내? 누굴까요? 성숙한 사람이 먼저 하는 겁니다. 저희 집은 제 아내가 성숙한 사람입니다. 저는 애초부터 부족한 사람이니 말입니다. 남편이 성숙한 가정도 더러 있습니다. 누가 됐던 성숙한 사람이 부족한 사람을 제대로 인도하는 겁니다. 그래야 가정이 건강해지고 평화로워지는 겁니다.


댓글들을 보면서 지난날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20년 전 IMF 때 부도난 회사를 맡아 8년 만에 기사회생시키고, 그 기간 동안 하루 15시간을 일하고, 한 달에 세 번씩 해외 출장 다닐 만큼 일중독자였습니다. 웬만한 가정 같으면 벌써 깨졌죠.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기에, 제 아내가 제 빈자리를 잘 지켜 주었기에 회사를 살렸고, 저희 가족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37년 동안 신혼기를 제외하고 한 차례도 아내에게 경제적 궁핍을 경험케 하지 않았습니다. 30년째 우리집 10대 뉴스를 기록하고 있고, 30년째 가정경영 10개년 계획을 세워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3년째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고, 한 달에 두 번 Wife Day를 만들어 아내와 함께 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되도록 제 아내가 저를 믿어주고 지지해줬기 때문입니다. 제가 잘 나서가 아니라 제 아내가 잘 나서 그랬습니다.


명심보감에 "양약은 고구이나 이어병(良藥苦口利於病)이요, 충언은 역이이나 이어행(忠言逆耳利於行)"이라 했던가요? 어쨌거나 악플 덕분에 마음가짐 더 단단히 하게 됐습니다. 평생 아내 잘 섬기며 살겠다고 말입니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스테디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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