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코로나가 끝나면...   마음껏 사랑할 거야

2년 동안 독일에 나가서 일하던 딸내미가 코로나 때문에 급거 귀국했습니다. 원래 6월 말까지 계약 기간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서 3월 마지막 날 귀국시켰습니다. 혹시 몰라 복수의 항공편을 예약해뒀는데 마지막 일주일 동안 예약이 2개나 캔슬되는 소동을 겪었지요. 그때 안 돌아왔으면 당분간 오도 가도 못 했을 겁니다.

      

귀국 다음날 선별 진료소에 가서 검진을 했는데 다행히 다음 날 음성으로 판명 났습니다. 유럽발 입국자는 14일 동안 자가 격리가 의무화돼 있어서 오기 전부터 14일간 어떻게 동거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일단 딸아이 방과 외부 화장실(다행히 최단 거리임)은 딸 전용으로 쓰게 하고, 전용 손 소독제와 에탄올 스프레이를 준비해주었고, 거실/주방으로 나와야 할 때를 대비해 딸아이 공간과 거실 사이에 임시로 비닐 가림막을 설치했습니다.


      

서로 안 마주치는 게 좋겠다 싶어 귀가하는 걸 보지도 못 하고  우리 부부는 5일간 속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딸을 만났지만 비닐 커튼을 통해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어색하게 서로 웃었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습니다.


딸 바보인 제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딸내미 손도 못 잡아봤습니다. 어쩌다 스쳐 지나가도 2M 거리를 유지합니다. 물론 모든 대화는 마스크를 쓴 채 합니다. 식사는 딸아이 방으로 갖다 주거나 우리가 먼저 먹고 난 다음 딸아이가 식탁에서 먹도록 했습니다. 식사 전후 철저한 소독은 필수입니다.     


부모인 우리도 힘들지만 한창 젊은 나이에 제 방에서만 보름을 지내는 딸아이 심정이 오죽 답답할까요.  이제 절반을 넘기고 일주일 남았습니다. 일주일 후 마음껏 사랑하겠습니다. 평소에도 딸내미와 스킨십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이번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나면 찐하게 포옹하겠습니다. 


요즘처럼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는 때가 또 있을까요. 평소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들이 이제는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손을 만지고, 포옹을 하고, 식사를 같이하는 이 모든 행위가 그렇게 소중할 수 없습니다. 모든 소중한 것은 잃어봐야 그 가치를 안다고 했던가요.  지금이 딱 그때입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나면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 여러분들도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하십시오!

소중하다면, 소중하다고 말하십시오!

고맙다면, 고맙다고 말하십시오!

다음에...라고 말하지 마세요.

다음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가 이혼을 늘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