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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와 조코비치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의 실수나 잘못된 행동에 대한 파급 효과는 실로 막대하다. 도박이나 성추행/성폭행, 음주 운전 행위로 인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스타들도 부지기수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일은 물론이고 과거의 행적에 대해서도 낱낱이 밝혀져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고교야구 유망주 KBO 김유성(18·김해고)이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여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  낙점됐다가 지명을 철회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우리 같은 범부는 물론이고 자신의 꿈을 펼치고자 하는 재능인들은 일찍이 평판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그 누구도 네티즌이나 SNS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제는 전 국민 아니 전 세계인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에 일어난 가장 핫한 뉴스는 가수 이효리의 인스타그램 계정 폐쇄다.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싹쓰리 멤버 린다 G로 활동하며 국민적 사랑을 받아오던 터였다. 그랬던 그녀가 후속 프로그램인 환불원정대 활동 시 사용할 예명을 짓는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며 중국명 ‘마오’를 언급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이효리의 발언이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 주석을 연상케 한다며 이효리의 인스타그램에 항의 댓글 수십만 개를 남기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결국 이효리는 ‘마오 논란’ 2주 만인 9월 6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는 뼈아픈 결정을 내린다.  그녀는 계정 중단 소식을 전하며 "최근에 있었던 일 때문은 아니고요(물론 아주 영향이 없진 않지만)"라고 한 걸로 보아 이 사건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인다.

중국 네티즌들의 대응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만  전 세계 네티즌들의 양심이나 도덕성까지야 우리가 어쩌겠는가. 유명인이라면 글로벌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어찌 보면 글로벌 영향력에 감사해야 할 일이다. (내가 이 글을 쓴다고 해서 어느 중국인이 댓글을 달겠는가.) 


사실 이효리 사건은 이효리 개인의 양식 문제라기보다 방송국이나 프로그램 제작자들의 무지가 컸다고 봐야 한다. 편집이나 배포 과정에서 중국인들의 국수주의를 읽었어야 했다.


더 놀랄 일은 며칠 전 벌어진 테니스 황제 조코비치의 US오픈 실격패 사태다.

"노박 조코비치(33·1위·세르비아)가 자신의 경력을 돌아봤을 때 2020년은 아마도 가장 잊고 싶은 한 해가 될 것이다."라고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9월 7일, 조코비치의 US오픈 실격패 사태를 전했다. 그만큼 이 사건은 조코비치 본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충격을 줬다.  개인의 사소한 행동이 얼마나 파급 효과를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조코비치는 이날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16강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29·27위·스페인)와의 경기에서 1세트 도중 실격당했는데, 실격 사유가 다소 황당하다. 1세트부터 연거푸 실수하며 경기가 잘 안 풀리자 열 받은 나머지 공을 뒤로 툭 쳐냈는데 하필 이 공이 선심의 목을 정통으로 맞췄기 때문이다.


 

이 갑작스러운 사태에 경기는 중단됐고 심판은 규정에 따라 조코비치의 실격패를 선언했다. 고의는 아니었으나, 2020 테니스 그랜드슬램 규정은 '코트 내에서 공으로 위협하거나 무모하게 치는 행위에 대해 징계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이에 대해 한동안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실격패를 당하고 말았다. 메이저대회 18번째 우승과 30연승 도전이 허무하게 끝난 순간이었다.

 

순간의 짜증을 이기지 못한 대가로 조코비치는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대회 상금 25만 달러(2억 9700만 원)는 벌금으로 모두 반납했고 랭킹 포인트 180점도 잃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테니스 스타로서 그가 가지고 있던 긍정적인 이미지에도 큰 상처를 냈다. 가뜩이나 조코비치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백신을 거부하고, 자신이 개최한 이벤트 대회에서 코로나 19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감염 선수가 나오면서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인사이더는 "경기력이 아닌 명성 관점에서 놓고 보면 2020년은 조코비치 최악의 해가 될 것이 확실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조코비치는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의는 아니었지만 내 잘못이었고, US오픈은 물론 내 행동과 관련된 모든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선수로서, 또 인간으로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교훈으로 삼겠다"라고 반성의 뜻을 전했다.


위 두 사건을 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어릴 적부터 부모가 자녀에게 세상 사는 법을 제대로 알려 줘야 한다. 과거에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밖에 나가 맞고 오는 것보다 때리고 오는 게 낫다”라고 가르치곤 했는데. 이제 그래서는 안될 일이다. 내 생각, 내 판단, 내 행동이 절대 나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 영향력이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사려 깊게 짚어야 한다. 


SNS에 댓글 함부로 달지 마라. 그게 어떤 식으로 부메랑이 돼 내게 날아올지 모른다. 순간의 감정 표현이나 화풀이가 누군가에게 또 내게 치명적 행위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더불어’의 뜻이 뭔가. together (with), along with 

누군가와 함께 사는 세상을 말한다. 그 누군가를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나도 배려받을 수 있다. 그게 싫다면 무인도에 가서 혼자 살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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